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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ESS 첫삽, 에너지 혁신 촉매제 돼야


지난 10일 '주파수조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범사업 준공식'이 성황리에 열렸다. ESS는 2005년 마무리된 220V 승압사업과 원전사업에 비견되는 것으로 '제3의 전기산업혁명'으로 불린다. 이번 준공식은 우려와 기대 속에서 한국전력이 지난 9개월 동안 부단히 추진해온 ESS산업생태계조성사업이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으로 ESS산업 확대에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리라는 기대가 크다. 에너지 업계에서 이를 긴 가뭄 뒤의 반가운 단비처럼 반기는 이유다.

안정적 전력 공급 등 장점 많아

ESS는 무엇보다 수요 변동과 상관없이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통상 화력발전소는 95% 가동하되 긴급상황 발생시 100% 발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런데 ESS가 5% 정도의 전력공급(예비력)을 담당하게 되면 화력발전소를 100% 가동할 수 있게 돼 150만㎾의 발전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만큼 화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현재 비상발전기의 용량은 2,000만㎾ 정도다. 이는 원전 20기 규모에 해당하는데 2011년 9·15 정전 사태 때 비상발전기의 60% 이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ESS는 즉시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 비상발전기 역할도 가능하다. 비용만 해도 연간 6,000억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출력 변동이 전력계통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ESS로 출력을 완충하면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물론이고 ESS의 충·방전 시스템으로 전기차 산업의 발전도 앞당길 수 있다. 전력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이 가능해 ESS를 산업 간 창조경제의 선봉장이라 불러도 무리가 아니다.

ESS는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성도 뛰어나다. 글로벌 ESS 시장은 매년 수백 ㎿급 이상씩 성장하는 추세인데 한전도 오는 2017년까지 총 500㎿급 대형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전기산업계 종사자로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기 제조업계의 기술 개발과 해외 시장 경쟁력 강화, 산업계 활력 회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ESS 신산업이 자리를 잡을 경우 전기산업계가 세운 2020년 수출 400억달러 목표는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우선 해외 시장을 겨냥해야 할 플래그십 상품으로 ESS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천문학적으로 펼쳐질 ESS 시장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공공 부문 ESS 설치를 의무화하고 수요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전기산업계는 기술 개발 등으로 시장 경쟁력을 쌓는 데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정부·산업계 등 전략적 협업 절실

재차 당부하고 싶은 점은 정부와 산업계 등 이해관계자 상호 간에 역할 분담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ICT 융합산업으로 ESS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 효율화 등의 관점에서 국가 전력망 산업에 핵심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에너지 업계의 숙원인 에너지 자립과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 등에 한발 더 다가서려면 정책적 지원 등 민관 간 전략적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ESS 준공식이 ESS산업 활성화로 이어져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모멘텀이 되기 바란다. 더불어 에너지시스템 혁신에도 크게 기여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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