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재무부는 17일(현지시간) 12~18개월 만기 국채 48억8,000만유로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입찰금리가 크게 낮아져 채권 투자자들의 우려가 어느 정도 누그러졌음을 보여줬다.
12개월물 국채의 경우 발행금리가 2.049%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입찰금리인 4.050%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스페인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 재정운용에 숨통이 트였다는 의미다.
EFSF 역시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EFSF는 이날 15억유로 규모의 182일 만기 채권을 0.2664%의 금리로 발행했다. 이번 입찰에는 46억6,000만유로가 몰려 EFSF가 발행하는 채권의 인기가 여전히 높음을 증명했다.
앞서 지난 16일 S&P는 EFSF의 신용등급을 기존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EFSF는 유럽 국가들의 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해 채권을 발행하는데 프랑스ㆍ오스트리아 등의 신용등급이 떨어졌기 때문에 이들의 보증을 받는 EFSF 역시 강등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에 대해 "EFSF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져 구제금융에 쓰일 가용자금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날 채권 발행금리는 종전과 거의 변동이 없어 아직은 EFSF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내년 6월 말까지 가동되는 한시적 기구인 EFSF를 대체할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출범을 당초 예정된 7월에서 최대한 더 앞당기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ESM은 유럽 각국이 출자한 총 800억유로의 납입자본금 등을 포함해 5,000억유로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ESM의 규모를 5,000억유로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독일이 반대하고 있어 향후 독일이 유럽 위기 해결을 위해 어떤 입장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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