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가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소비가 추락한 것이다. 여기에 메르스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어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지 주목된다.
10일 여신금융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5월 카드사용액, 유류판매액 등 속보성 소매판매 지표들이 전달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민간소비를 가늠할 수 있는 사용액의 증가세가 주춤하다. 앞서 4월 카드 국내사용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5.4% 늘어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5월에는 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4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1%에 그쳤다. 4월 카드 사용액에서 공과금 납부액(7조원)을 제외하면 증가율은 7.0%로 낮아진다.
저유가 덕에 올해 들어 증가세를 이어가던 자동차용 유류 판매량은 아예 감소세로 돌아섰다.
휘발유·경유 판매량은 1월 7.3%, 2월 12.1%, 3월 8.6%, 4월 8.7%의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5월 판매량은 2.2% 감소했다. 휘발유 평균가격이 4월 마지막 주 1ℓ당 1,509원에서 5월 마지막 주 1ℓ당 1,565원으로 56원(3.6%) 오른 점을 고려하더라도 유류판매 감소폭은 컸다.
대표적인 내구재인 국산 승용차의 내수판매량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월 5.5%, 4월 2.8%의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5월에는 0.2% 감소로 돌아섰다. 다만, 5월 백화점 매출액은 3.6%, 할인점 매출액은 0.3% 증가해 4월 판매증감률(각각 1.5%, -0.2%)보다 개선됐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내수 가운데 그나마 회복 조짐이 나타났던 것이 소매판매였는데 5월 판매 지표를 보면 소비조차 회복세가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메르스의 영향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지역사회까지 확산되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하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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