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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자 한국기업] 중국기업 '전자 역습'도 현실화

신생 스마트폰사 샤오미, 중국시장서 애플 누르고 UHD TV도 한·일 위협<br>해외 인재 영입 등 효과… 기술격차도 빠르게 좁혀


"샤오미(Xiaomi)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만약 없다면 곧 듣게 될 것이다."

지난달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중국의 신생 스마트폰업체 '샤오미'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샤오미는 지난 2010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던 중국인 엔지니어들이 모여 만든 회사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애플을 모방한 전략으로 '짝퉁 애플'로 불렸다. 샤오미의 최고경영자(CEO) 레이쥔은 신제품발표회에서 청바지와 검정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스티브 잡스의 아류'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샤오미는 인터넷 판매를 통한 저가를 무기로 중국에서 승승장구하며 오히려 애플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올 2ㆍ4분기 샤오미는 중국 시장에서 5%의 점유율을 기록, 애플(4.8%)을 넘어섰다. 현재 샤오미의 기업가치는 소니의 절반이자 블랙베리의 두 배인 1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샤오미의 무서운 성장세는 아직은 확고부동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타임지는 "샤오미가 중국에서 애플과 삼성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자업계에서 중국 기업들의 역습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3ㆍ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중국의 '화웨이'와 '레노버'가 삼성과 애플에 이어 3~4위를 차지했다. 2ㆍ4분기 3위를 기록했던 LG전자는 중국 업체들에 밀리면서 5위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판매 14위이던 팬택 역시 샤오미의 등장에 밀려 15위로 한 단계 밀려났다. 이 밖에 또 다른 중국 업체 쿨패드와 ZTE도 각각 7위와 9위를 기록,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국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총 18.9%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5분의1에 달한다.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은 비단 스마트폰만의 얘기는 아니다. 차세대 TV로 각광 받는 UHD(초고해상도) TV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대만의 디스플레이업체들과 손잡고 저가의 UHD TV를 내놓으며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13~2017년 전세계 UHD TV 선적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할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내수시장을 뛰어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과 LGㆍ소니ㆍ파나소닉 등 선두업체들을 위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이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도는 더 하다.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사장은 "TV 산업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기업의 기술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며 "특히 중국 업체들은 일본 업체들과는 달리 패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더 위협적"이라고 우려했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중국 업체들이 갈수록 한국과의 기술격차를 많이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전자 산업이 한국의 기술적 우위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의 빠른 성장, 한국 기업의 혁신 압박 커진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0년대 들어 중국 전자 산업은 정부의 지분투자와 보조금, 저리대출 등 다양한 혜택과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인재 영입 등에 힘입어 전자 강국으로 꼽히던 대만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한국이 중국에 대한 기술적인 우위를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성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1970년 미국-일본, 2000년대 일본-한국과 같다"며 "한국은 역동적인 신생기업을 찾기 어려워지는 반면 중국은 당시의 일본이나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덩치가 크고 역동적인 시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위협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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