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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의 충격과 후유증을 수습할 민주통합당 신임 원내대표로 중도 성향의 박기춘 의원이 28일 범친노(친노무현) 주류인 신계륜 의원을 제치고 선출됐다.
박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을 별도로 선출해 원내대표와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초 선출될 비대위원장에는 김한길 전 최고위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재적의원 127명 중 124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 경선에서 63표를 획득해 58표에 그친 신 의원을 5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대선 패배 후유증을 수습하고 당 쇄신과 변화를 이끌 중책임을 감안해 비대위원장은 별도로 선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중차대한 시기인 만큼 비대위원장의 역할이 막중하다"며 "당무위원-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교황 선출 방식으로 다수표를 얻은 분이 비대위원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해 예산안 처리를 비롯해 새 정부 출범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는 정부조직 개편과 총리ㆍ장관 인사청문회 대응 등 원내 전략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계파색이 옅은 중도 성향인 박 의원이 주류인 신 의원을 제친 것은 대선 패배 책임론에 따른 '주류 심판'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박 의원은 3파전으로 전개된 1차 투표에서 47표를 얻어 신 의원과 함께 공동 1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쇄신모임 등 비주류 의원들이 대표주자로 내세운 김동철 의원은 3위에 그쳤지만 29표를 얻으며 세를 과시했다. 결국 비주류 쇄신파가 결선 투표에서 박 의원에게 표를 몰아주고 신 의원은 '친노 책임론'에 갇히면서 패배했다.
지난 1월 한명숙 대표, 6월 이해찬 대표, 9월 문재인 대선후보 배출 등 승승장구해온 친노 진영은 대선에 이어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에 따라 향후 대선 평가 및 쇄신 작업에서 친노 세력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이날 경선 시작 전만 해도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인 민주평화국민연대 출신으로 범친노계이자 당내 '486 맏형'으로 불리는 신 의원의 당선이 유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자 비주류 쇄신파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 지지의원들이 결선 투표에서 박 의원에게 쏠렸다.
또 비대위원장에 친노와 대립각을 세워 온 김 전 최고위원의 추대를 적극 추진했던 중진의원들이 박 의원이 공약으로 제시한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분리를 염두에 두고 신 의원에게 등을 돌리면서 박 의원이 신승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당무위원-의원 연석회의를 통한 비대위원장 선출은 내년 초가 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중진들과 쇄신파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전 최고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박 의원은 당선인사에서 "민주당을 뼛속까지 바꿔나가겠다. 민주당은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면서 "뿌리깊은 계파ㆍ파벌 문화를 없애고 대선 패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평가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8대 국회와 19대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했으며 박지원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 원내대표대행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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