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튼 교수, 조작사실 몰랐을까

황우석 교수가 2005년 사이언스 게재 논문의 데이터 조작 등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공동저자인 제럴드 섀튼 교수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밝혀진 증거는 없지만 정황상 의심을 거두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23일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은 섀튼 교수의 개입 정도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얼마나 관련돼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섀튼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도 조작됐다는 사실 자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소한 논문의 신빙성에 대해 한번쯤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섀튼 교수가 황 교수와 오랜 친분을 나누며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로 이름을 실은 점 자체가 이 같은 추정에 힘을 실어준다. 여기에 최근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을 통해 “2005년 게재 논문의 대부분은 섀튼 교수가 썼다는 사실을 황 교수에게 직접 확인했다”며 “황 교수는 섀튼 교수에게 논문의 ‘초벌구이’도 아니고 ‘드래프트’(일부분)를 보내준 것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당시 11개 줄기세포가 모두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황 교수팀이 논문에 필요한 ‘부분부분’의 자료를 섀튼에게 줬고 섀튼은 이를 바탕으로 논문을 작성했다는 추정이 나온다. 당연히 섀튼이 줄기세포 진위 여부를 모른 채 글을 쓰거나 자료사진을 정리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물론 섀튼 교수는 지속적으로 “황 교수에게 논문과 관련된 정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섀튼이 황 교수팀의 오염사고를 이미 알고 있었고 오염사고에 따른 배아줄기세포 훼손에도 불구하고 논문 제출을 강행했다는 의혹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의혹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지난달 12일 섀튼 교수가 돌연 황 교수와의 결별을 선언한 것도 논문 조작이 은폐되지 못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한 행동이 아닌가 하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