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위태로운 가족의 사랑과 용서

알코올·마약중독 부모… 방탕한 아들…<br>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


어린시절 빈곤의 기억 때문에 가족을 위해서도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는 알코올중독자 아버지. 순회공연을 다니는 연극배우 남편을 따라다니다 극장 근처 허름한 호텔에서 자식을 낳고 그 고통을 잊기 위해 손을 댄 마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어머니. 그 부모에 대한 반항심으로 술과 여자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하는 큰아들. 방황 속에 떠돌아다니다 폐병을 안고 돌아온 작은아들.

10월 19일부터 11월 11일까지 일정으로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현대연극의 고전 '밤으로의 긴 여로(Long Day's Journey into Night)'가 공연팬들부터 잔잔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작품은 생전 4번의 퓰리처상과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미국의 극작가 유진 오닐(1888~1953)의 대표작. 오닐이 자신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실제 모델로 삼아 쓴 자전적 이야기이며, 이미 작고한 오닐에게 4번째 퓰리처상을 수상하게 했던 바로 그 작품이다. 오닐은 이 작품을 1941년에 탈고했지만 그의 유언에 따라 이 작품은 그가 죽은 뒤인 1956년에야 초연될 수 있었다. 오닐은 여기에서 인간의 진실을 뚫어보고 가족의 사랑과 용서, 화해를 그린다. 국내에는 1962년 처음 소개됐다.

1912년 여름 어느 날 티론 가(家)의 허름한 여름 별장에서 아침나절부터 한밤중에 이르기까지 일어난 일을 보여준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등장인물의 대사 속에는 수십 년간 이들이 겪은 고통스러운 가족사가 응축돼 있다.

'해외연출가초청공연'형태로 이뤄진 이번 공연은 유진 오닐의 리얼리즘을 가장 잘 표현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일본 연극계의 거장 구리야마 다미야가 연출을 맡아 3시간20분이 넘는 대작을 끌어간다. 그는 유진 오닐의 전문가로 꼽히며 2000년 일본 도쿄의 신국립극단 예술감독 재직 당시 이 작품을 올려 '최고의 공연'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또 무대연출을 맡은 호리오 유키오의 공간을 넓게 활용한 무대디자인도 인상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티론가의 가장이자 무너져 가는 가족을 지키려 애쓰는 제임스 티론 역은 연극계 대표인물중 하나인 이호재, 모르핀 중독으로 가족을 위태롭게 하는 메리 역은 예수정, 방탕한 생활을 하는 장남 제이미 역은 최원석이 열연한다. 유진 오닐 자신을 투영한 에드먼드 역은 서상원, 빈둥대고 눈치 없는 하녀 역은 장지아가 맡아 각각 개성있는 연기를 펼친다.

특히 공연이 마무리되는 11일의 경우 배우들이 통상 '마지막공연'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면모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