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으로 지속적인 매출 부진을 겪어 온 백화점업계가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정기세일에서 총력전을 펼친다. 특히 3월 매출이 의류를 중심으로 확연한 개선세를 보인데다 대외적으로도 소비심리 개선 신호가 잇따라 나오고 있어 업계는 이번 세일을 기점으로 부진에서 완전히 탈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백화점들은 그동안 수시로 상품권 행사를 벌이고 저마진 행사도 잇따라 진행했으나 이번 세일에서는 꼼수 상품권 증정을 금지하는 등 영업이익 강화에도 신경쓰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4로 지난 2012년 5월의 10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롯데ㆍ신세계ㆍ현대 등 백화점 3사의 3월 평균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 신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는 등 지표와 실물이 동반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백화점들은 무엇보다 고마진 상품인 의류 판매가 늘고 있는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백화점은 4월 정기세일을 통해 실적 개선 조짐을 추세로 굳히겠다고 벼르면서 의류부터 구두, 액세서리 아웃도어, 웨딩상품, 골프용품, 모피, 와인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상품을 세일기간 동안 대대적으로 쏟아낼 방침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아웃도어 봄 상품 초대전'을 통해 50억원 규모의 아웃도어 의류와 잡화를 내놓고, 신세계백화점은 본점과 강남ㆍ영등포ㆍ센텀시티점 등에서 80억원어치의 골프용품을 쏟아낸다. 최민도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3월부터 소비 심리가 회복 조짐을 보임에 따라 이를 이어가기 위해 대형 행사를 세일 초반부터 집중시키는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경기 회복의 신호로 여겨지는 남성의류 매출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번 세일 기간에 '남성의류 온리 상품전'을 연다. 또 집객 효과가 큰 모피 상품을 전점에서 500억원어치 방출한다. 이혁 현대백화점 영업기획팀장은"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소비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4월 세일에 가격 혜택이 큰 행사를 집중 배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백화점업계는 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섬에 따라 이번 세일을 기점으로 영업이익 개선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이 그 동안 개별 매장을 중심으로 암암리에 이뤄졌던 행사전 기구매 영수증의 취소ㆍ재발급을 통한 상품권 증정을 적극적으로 단속하기로 한 게 대표적인 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백화점업계가 집객을 위해 상품권 행사를 수시로 벌였지만 향후 영업 개선세가 뚜렷해지면 실적에 도움이 안 되는 행사를 줄이고 영업 행위를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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