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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론스타 사건의 최대 피해자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통해 큰 수익을 내지 못했다면 지금의 곤욕을 치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 외무성의 한 관계자) “한국이 금융허브를 추진한다고요? 론스타 사건만 봐도 아직 한국이 금융허브가 되려면 갈 길이 멉니다.” (홍콩 주재 외국계 은행 임원)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 론스타의 불법성 여부를 놓고 다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오랫동안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사건을 수사해왔던 검찰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조작 및 불법로비 등을 거론하며 론스타의 불법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론스타가 애초부터 ‘먹튀’ 계획을 갖고 치밀한 외환은행 인수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의 시각은 이와 판이하다. 영국 외무성의 한 관계자는 론스타가 헐값 매각 의혹에 휘말린 것을 놓고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외국계 임원의 논지도 비슷하다.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의해 휘둘리는 한국 금융환경에서 해외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서울을 허브로 삼아 사업을 확대하기를 기대할 수 없으며 론스타 사건 역시 ‘국제적인 논리’보다는 국민정서와 정치적인 논리에 더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어쨌든 현재는 검찰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전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고 결론을 내린 상황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불법성을 입증해야 하고 법원의 판결이 따라야 한다. 이 두가지 조건이 충족돼 외환은행 매각계약 자체가 원천무효된다고 하더라도 불확실성은 커지기만 한다. 우선 론스타의 법적 대응이 이어질 것이고 국제적인 법정공방이 오랜 기간 이어질 것이다. 또 감독당국은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고 6개월 이내에 매각을 명령할 수 있을 뿐 론스타에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길은 없다. 결국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피해를 입는 것은 외환은행과 국내 금융환경일 뿐이다. 치열해지는 금융권 경쟁 속에서 좌표를 잃은 외환은행은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영업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국내 금융환경 역시 구호로만 ‘허브’를 외칠 뿐 실질적인 투자 매력과 경쟁력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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