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브랜드 마케팅강화로 6~24% 매출 증가<br>'설화수' 단일브랜드론 첫 1,000억원대 돌파<br>'랑콤' 'SK-Ⅱ'등 대표 수입브랜드는 정체·역신장
|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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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활건강 ‘오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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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 입점한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토종 브랜드는 매출 신장세를 이어간 반면 수입 브랜드들은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국내 브랜드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발빠른 제품 출시로 지속적인 신규 고객 창출에 성공한 반면 수입 화장품은 중금속 검출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매출이 소폭 신장하거나 일부 브랜드는 역신장 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토종 화장품 브랜드들이 백화점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지난해 백화점에서만 1,053억원의 매출을 올려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1,000억원 벽을 넘어섰다.
매출이 커질대로 커졌음에도 불구 6%대의 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위인 에스티로더와의 격차도 100억원 이상으로 벌렸다. '헤라'는 신장률이 높지 않지만 700억원대의 매출을 유지하며 랑콤과 5~6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오휘'와 '후'는 주요 백화점에서 20%가 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05년 690억원의 백화점 매출을 올린 오휘와 후는 지난해 860억원의 매출을 기록, 24.7%나 성장했다.
오휘ㆍ후는 손예진, 김아중, 이영애 등 톱 모델을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하고, 제품 라인 보강으로 다양한 고객 층을 흡수하면서 매출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오휘ㆍ후는 롯데백화점에서 랑콤, SK-Ⅱ를 제치고 매출 3위로 올라섰다.
반면 수입 브랜드들은 대부분 매출이 정체되거나 역신장 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900억원대의 매출을 유지하며 2위를 달리고 있지만 매출 신장률은 2%대에 그치고 있다. 크리스찬디올도 2~3%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현상 유지하는 수준이다.
랑콤과 SK-Ⅱ는 지난해 백화점 매출이 역신장했다. 최근 몇 년간 매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랑콤은 지난해 5% 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중금속 검출 파동의 직격탄을 맞은 SK-Ⅱ는 매출이 10% 넘게 감소했다.
2005년 7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면서 시슬리, 크리스찬디올을 제치는 등 승승장구하던 SK-Ⅱ는 올해 들어서도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 백화점 바이어는 "SK-Ⅱ가 지난해 상반기까지 꾸준히 성장하다 중금속 파동이 불거진 9월 이후부터 매출이 급감한 뒤로 정체상태에 있다"면서 "올 상반기 까지는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랑콤과 SK-Ⅱ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샤넬, 시슬리는 평균 7~10%대의 매출 성장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샤넬은 기초 화장품 부문의 꾸준한 성장과 립스틱, 메이크업 등 꾸준한 신제품 출시로 780억원대의 매출을 올려 랑콤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고가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시슬리는 충성고객 확보에 성공한데다 고전한 SK-Ⅱ의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매출 700억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밖에 수입 브랜드 가운데 맥, 바비브라운, 베네핏 등 색조화장품 브랜드들이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다. 맥과 바비브라운은 지난해 각각 40%, 20%대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35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10위권 브랜드들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백화점 화장품 시장은 신규 브랜드의 입점이 거의 없이 기존 브랜드 위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입 브랜드들은 마케팅 투자를 늘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분간 토종 브랜드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백화점 화장품 시장은 지난해 약 1조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 5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25% 가량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4.6% 가량 성장한 것으로, 백화점은 방문판매와 전문점에 이어 세 번째로 비중이 큰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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