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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가급 이동통신인 5세대(5G) 서비스가 보편화된 2020년. 황창규 KT 회장이 이른 아침에 승용차에 탑승한다. 황 회장이 "사무실"이라고 말하자 승용차는 최단 시간의 경로를 찾아 스스로 주행한다. 차 안에서 화상 전화로 미국ㆍ스페인 파트너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와 회의를 한다. 대화 내용은 실시간으로 자동번역되기 때문에 통역이 필요 없다. 회의를 끝내고 손녀의 바이올린 연주 장면을 홀로그램으로 보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황 회장이 제시한 5G 시대의 생활상이다. MWC 둘째 날인 3일(현지시간) 황 회장은 국내 기업 CEO로서는 유일하게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등장해 '5G, 새로운 미래를 앞당기다'라는 제목의 강연을 시작했다. 황 회장은 미래의 무인 자동차를 소재로 한 동영상에 주인공으로 등장해 승용차를 중심으로 한 5G 시대의 미래상을 생생히 그려냈다. 동영상 상영이 끝난 후 "운전면허증은 필요 없고 자동차는 움직이는 사무실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5G 기술의 중요성과 기술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로 통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는 수많은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초실시간, 초대용량의 5G 네트워크가 필수"라며 "IoT 시대의 근간인 5G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T 회장으로 취임한 지난해 '기가토피아'를 미래상으로 제시했던 그는 "무인차가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1초당 1GB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데 수십억대의 자동차가 동시다발적으로 정보를 주고받기에는 현재의 4세대(LTE) 네트워크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미래의 방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네트워크(5G) 구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5G 이동통신의 필수기술 수준에 대해 황 회장은 "1세대인 아날로그부터 2G·3G·4G에 이르는 기존 통신 네트워크가 속도를 중심으로 진화했다면 IoT를 실현하는 5G는 속도뿐 아니라 연결성과 용량까지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네트워크 용량과 관련해서는 "방대한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현재보다 용량이 1,000배까지 증가해야 하며 끊임없는 연결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5G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표준화, 컨버전스 서비스의 통합 육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5G 서비스를 동영상을 통해 시연하기도 했다. 동영상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초고화질(UHD) 영상을 실시간으로 즐기고 지인들과 스포츠의 감동을 공유할 수 있는 참여형 응원서비스인 '기가파워 라이브', 원하는 각도에서 경기장면을 시청할 수 있는 '다차원 브로드 캐스팅', 경기장의 에너지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가 스타디움' 등이 소개됐다. 황 회장은 "평창 올림픽에서는 첨단 에너지 기술을 적용해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을 그린시티로 구현할 예정"이라며 "홀로그램, 4차원 영상(4D),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등을 활용해 세계인들에게 더욱 실감 나는 경기를 선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또 5G가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5G는 혁신의 인프라로서 다양한 디바이스의 확산과 함께 스타트업 벤처들에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등 창조경제의 핵심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KT는 MWC 전시에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K-챔프' 참여 기업 6곳의 아이디어 제품을 동반 전시했다. 소변만으로 질병 여부를 간편하게 체크할 수 있는 '요닥 서비스', 팬과 카메라로 손쉽게 쓸 수 있는 '전자칠판' 등이 K챔프 기업의 전시품이다. 황 회장은 "5G가 선사할 미래는 한 기업이나 국가의 힘으로 이뤄낼 수 없는 만큼 통신사업자 주도의 5G 로드맵에 대한 상호교감을 통해 표준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글로벌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연설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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