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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의 실험정신 엿본다

모텔이 미술관으로… 아라리오, 제주 네번째 전시장 개관전

박경근·정소영·잠비나이 등 참여

영상·미술 등 다양한 작품 선보여

아라리오뮤지엄

관광객이 특산물을 사러 찾는 동문시장과 바다로 이어지는 산지천이 있는 제주시 구도심. 신제주와 서귀포로 사람들이 몰리며 잊혀가던 거리에 강렬한 붉은색 건물이 잇달아 들어섰다. 한때 극장, 모텔이었던 건물은 미술관으로 거듭나고, 카페·아트샵·레스토랑 등과 어울려 일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해 10월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탑동바이크샵·동문모텔Ⅰ을 한꺼번에 개관한 데 이은 것으로, 걸어서 10분 거리 벌써 4곳째다.

아라리오뮤지엄의 국내 5번째 전시공간인 동문모텔Ⅱ가 1일 개관전 '공명하는 삼각형'으로 문을 열었다. 영화와 미술·음악·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박경근·정소영·잠비나이·이주영 작가가 참여했다. 길쭉한 삼각형 모양의 건물 공간에서 각각 한 층씩 차지하며, 저마다 강한 개성을 뿜어내는 젊은 작가들의 치열한 예술적 모색이 전시 제목 '공명하는 삼각형'에 담겼다. 2~5층까지 4개 층은 전시공간으로, 1·6층은 예술작품을 활용한 상품을 파는 뮤지엄샵과 카페가 들어섰다.

김창일(64) 아라리오 회장은 "전시장소가 특이하니 사람들이 정말 이 작품이 그 작가 것이냐고 되묻는다"며 "탑동시네마와 동문모텔Ⅰ에서는 지난 30여 년 모아온 콜렉션을, 이곳(동문모텔Ⅱ)에서는 현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의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도 잘 알려진 박경근은 2010년 선보인 영상작품 '청계천 메들리'를 이 공간에 맞게 변형해 선보였다. 스테인리스와 비닐로 만든 5개의 스크린 위에 기존 영상이 나뉘고 중첩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정소영은 나무와 스테인리스 판재를 엇갈리게 늘어놓은 '웨이브', 그리고 벽돌과 시멘트 질감이 표현된 유리판에 LED 조명이 넣어 매단 '라이트 컬렉터' 두 작품을 전시공간 내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이를 통해 공사현장 여기저기 시멘트와 벽돌·바닥재 등이 차츰 빛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형상화했다.

한편 김 회장은 이번 개관을 맞아 "이제 올해 안에 패션 편집샵과 삼각김밥·라면 음식점 등 3곳을 더 열면 1차 프로젝트는 다 끝난 셈"이라며 "제주도와 현재 논의하는 것이 있고, 그와 별개로 서귀포 쪽에도 장소가 확보되는 대로 미술관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9월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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