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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이 22일(한국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8차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로써 한국은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 3건이 처음으로 등재된 이래 창덕궁, 수원화성, 조선왕릉,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까지 총 11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 개성역사유적지구, 중국 동북지방 일대의 고구려 유적까지 합치면 한민족 관련 세계유산은 14건에 이른다.
이날 등재 심사에서 남한산성은 특히 "특정 기간과 문화권 내 건축이나 기술 발전, 도시 계획 등에서 인류 가치의 중요한 교류의 증거"이며 "인류 역사의 중요 단계를 보여주는 건물·건축·기술의 총체, 경관 유형의 탁월한 사례"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등재 조건을 충족했다고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했다. 남한산성은 임진왜란(1592~1598)과 정묘호란(1627)·병자호란(1637)을 거치면서 국가 유사시에 왕실과 조정의 보장처로 방어력을 갖춘 임시수도의 필요성을 절감함에 따라 등장한 산성도시로서 새로운 화포와 무기에 효과적으로 대항하고 장기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성곽을 증·개축하고 다양한 중국의 방어전술을 응용해 방어시설을 구축했다. 즉 자체 독특성과 당시 동아시아 사회의 교류 흔적을 동시에 보여주는 유산이다.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장인 이혜은 동국대 교수는 "남한산성은 일상적인 왕궁과는 별개 산성이면서도 병자호란 때는 왕이 일상적으로 거주한 왕궁이라는 '비상 왕궁(emergency palace)'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면서 "이런 산성은 세계적으로 남한산성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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