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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스승' 피셔, 연준 2인자 유력

벤 버냉키(미국), 마리오 드라기(EU) 등 중앙은행장들의 경제학 스승이었던 스탠리 피셔(70·사진)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부의장으로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에 오르는 재닛 옐런 현 부의장의 후임으로 피셔를 임명할 방침이라고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옐런과 상의한 끝에 피셔를 임명하기로 했으며 피셔도 이를 수락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피셔는 학문적 깊이를 갖췄을 뿐 아니라 실무적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한 경제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MIT 경제학과 교수 시절 버냉키 의장,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논문을 지도했으며 그레고리 맨큐, 올리비에 블랑샤르(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그의 제자들이다. 또 현재 연준 수석 이코노미스트 중 3명도 그의 지도를 받은 바 있어 부의장이 될 경우 연준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위기대응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출구전략을 앞둔 연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셔는 지난 1994~2001년 IMF 수석 부총재를 지내면서 멕시코·러시아·아시아 외환위기 처방을 진두지휘했다. 1997년 우리나라의 IMF 외환위기 당시 고금리·시장개방 등을 구제금융 과정에서 처리하며 국내에 잘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스라엘 중앙은행장(2005~2013년) 재임시 2008년에 금융위기가 터지자마자 세계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를 내리는 등 적극적으로 위기에 대처했다.



또 외국인자금 유입으로 통화 가치가 오를 조짐을 보이자 수출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달러를 대규모로 사들여 세켈화 가치를 낮게 유지했다. 그의 공격적인 통화·환율정책 덕택에 글로벌 경기침체의 와중에도 이스라엘은 견조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구원투수'로서의 그의 경험과 능력은 금융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한 출구전략을 앞둔 옐런 차기 연준 의장에게 천군만마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의 지명은 옐런이 위기대응에 약하다는 비판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팀 애덤스 국제금융은행그룹연구소장은 "옐런과 피셔는 엄청난 듀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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