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각각 유세일정을 조정하면서 태풍이 대선판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오바마 대통령이다. 대형 인명피해나 재산손실이 발생하면 어쨌든 책임 논란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9월 뉴올리언스주(州) 일대를 덮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후폭풍으로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반면교사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위기대응 능력이 형편없다는 여론의 융단폭격을 받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샌디의 위력이 카트리나보다 더 클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아 오바마 캠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연방재난관리청(FEMA) 본부를 방문해 태풍대비 상황을 점검한 뒤 곧장 29일 유세를 위해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떠났다. 다만 플로리다를 제외한 버지니아ㆍ오하이오ㆍ콜로라도주 유세는 일단 모두 연기하고 다시 워싱턴DC로 돌아올 계획이다. 특히 오하이오는 초박빙 경합주(스윙스테이트)로 분류되는 곳이어서 이날 버지니아 일정을 취소하고 이곳에 전력을 쏟은 롬니 후보와 격차가 발생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조기투표가 어려워진 점도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악재다. 민주당은 투표율을 높인다는 전략 아래 조기투표를 독려해왔으나 메릴랜드주가 29일 하루 조기투표소를 열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등 투표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발을 구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재해에 잘 대처하면 오히려 '대세론'이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