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더 빨리 올려라"… 중국 "압력에 굴복못해"<br>폴슨 美 재무 "진일보한 행동 보여라"<br>中 재정부장 "점진적 환율개혁 지속"
중국의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가 미ㆍ중 간의 최대 경제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 재무 장관이 위안화의 절상 속도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미국의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 결정권을 시장에 돌려줘야 한다”면서 “위안화의 진일보한 절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중국측을 압박했고, 진런칭(
金人慶) 중국 재정부장은 “위안화 절상은 중국 정부가 통제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위안화 절상 외압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폴슨 장관은 5일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가 2005년 7월 이후 7%가 넘게 절상된 점은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한다”며 “그러나 위안화가 더 빨리 절상된다면 중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상품 및 서비스무역은 이미 세계경제의 틀 안에 녹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아직 시장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고, “지금까지 위안화 절상이 중국경제에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증거가 없는 만큼, 위안화의 진일보한 절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폴슨 장관은 또 “위안화의 적절한 환율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에 대한 추측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한 뒤 “다만 위안화 절상이 빨라질수록 중국 경제발전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위안화 가치가 높아지면 거시경제와 통화팽창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경제의 균형회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런칭 중국 재정부장은 “위안화는 지금 절상되고 있고, 중국은 위안화를 조속히 절상하라는 외부 압력에 굴복할 수 없다”면서 미국측과 대립각을 세웠다.
진 부장은 3일 호주 쿨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최대 도전은 경제성장의 건전성 유지”라며 “중국 환율 문제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APEC 재무장관들은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열린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경제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환율체제의 유연성을 추가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중국측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1,440억달러를 기록했고, 올해는 그 규모가 더 큰 폭으로 늘어 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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