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 7·30 재보궐선거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선거운동에는 기동민은 없고 박원순과 허동준만 있었다.
선거운동 초반 수도권 판세의 도화선이 될 동작을에 당력을 집중하기로 한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날 서울 사당동에 위치한 기 후보 캠프에서 의총을 개최하고 출근길 인사를 하는 등 '동작을 살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기 후보를 비롯한 김한길·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 등 의원들이 둘러맨 어깨띠 위에는 '박원순의 부시장'이라는 문구가 크게 박혀 있었다.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도 '기동민' 후보만큼 '박원순 시장'이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김 공동대표는 "기 후보는 김근태·김대중과 함께 서민과 중산층을 지켜왔고 박원순과 함께 새로운 서울을 가꿔왔다"며 "젊음, 패기와 정의로움을 지녔으면서도 동시에 경륜과 역량을 검증 받은 사람"이라고 기 후보를 소개했다. 안 공동대표 역시 "기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시정에 참여해 시민참여형 시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서울 어느 곳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기동민을 살려야 박원순이 산다"고 박원순 마케팅에 동참했다.
의총 직후 서울 남성시장에서 진행된 선거유세에는 기 후보의 동작을 전략공천에 크게 반발한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가세했다.
기 후보는 지역 지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허 전 지역위원장을 따라다니며 "허동준을 도와 잘하겠다"며 유권자를 설득했다. 허 전 지역위원장 역시 지역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허동준 대신 기동민이 왔으니 나를 밀어줬던 것처럼 기동민을 밀어달라"며 발품을 팔았다. 특히 기 후보는 이제부터 "기동민과 허동준은 기동준과 허동민으로 살기로 합의했다"며 허 전 지역위원장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재차 전달했다.
기 후보가 박원순과 허동준 마케팅에 열을 올린 이유는 '낮은 인지도'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은 두 사람의 인사를 받으며 "허동준이 선거에 나온겨?" "처음 보는 사람이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지역 주민은 "기동민이 이기려면 야권 연대를 해야한다"며 "허동준은 알아도 기동민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를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키는 기동민 후보의 개인기밖에 없다"며 "아직은 선거 초반이기 때문에 특정 인물에 기대 후보를 알리고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기 후보의 장점인 진실성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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