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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CEO 연봉 인상? 씨티 주주 판디트 급여안 부결

회사설립 이래 첫 제동

씨티그룹 주주들이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의 급여에 제동을 걸었다.

리처드 파슨스 씨티그룹 회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1,480만달러로 책정한 비크람 판디트 CEO의 지난해 급여안이 찬성 45 대 반대 55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주주총회에서 CEO의 급여안이 부결된 것은 미국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씨티그룹에서는 회사설립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미국의 3,000개 대기업 중 CEO 급여안이 부결된 곳은 41개로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주들이 이례적으로 반대표를 던진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회사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CEO의 연봉인상은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주주들 사이에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씨티그룹 주가가 44%나 폭락한데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자산건전성 심사)에서도 불합격 통보를 받는 등 회사에 악재가 겹치는 상황에서 판디트 CEO가 높은 연봉을 요구하자 일침을 가한 것이다. 또 올 1·4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2% 하락하는 등 가뜩이나 이익이 적은 상황에서 CEO 보수가 대폭 인상될 경우 주주 몫으로 떨어지는 '콩고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판디트 CEO는 2010년에 연봉을 1달러로 책정하는 등 자숙의 시간을 가졌지만 지난해 금융위기 직전의 연봉과 맞먹는 1,480만달러를 요구했다.



미국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강화법에 따라 상장사는 최소 3년마다 경영자 급여에 대해 주주총회에서 의견을 물어야 한다. 구속력은 없지만 주주들의 대의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파슨스 회장은 "(표결 결과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주주들의 의견을 충분히 이해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주들과 더 많이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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