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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달라진 주식시장

이미영 <건대교수ㆍ경영학>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5년여 만에 1,000포인트 고지를 돌파한 뒤 다시 세자릿수로 떨어졌다. 그러나 앞으로 주가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 어린 전망이 강하다. 물론 과거 1,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오래지 않아 주가가 다시 급락한 경험에 비춰볼 때 주가상승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않다. 이렇게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주식이 부동산이나 채권과 더불어 재테크를 위한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지금이 투자의 적기인가, 그럼 어떻게 하면 주식투자를 잘 할 수 있는가가 사람들의 관심거리다. 기업 투명성등 중요성 커져 주식투자의 척도로는 개별 기업의 재무현황ㆍ성장성ㆍ수익성 등 펀더멘털, 개별 기업이 속한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반영하는 기업군의 테마ㆍ금리ㆍ환율ㆍ수출 등 거시경제지표, 그리고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자금흐름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다양한 요소 중에서 증권분석가와 같은 전문가는 물론 개미군단도 중요시해야 하는 요소는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이다. 펀더멘털은 말 그대로 기업의 미래 수익을 결정하는 기초 체력이라고 할 수 있다. 기초 여건이 부실한 기업이라면 앞으로 배당이나 주가상승으로 인한 자본이득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 증시의 움직임을 되돌아보면 주가가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기업군의 테마나 거시경제지표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즉 개별 기업의 주가가 기업의 경쟁력에 따라 차별화되기보다는 기업 전체의 주가가 같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경향이 나타났고 또한 특정 테마에 속한 기업군의 주가들이 강한 동조성을 보여왔다. 이러한 현상은 주식에 대한 수요가 개별 기업차원이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결정돼왔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과거 기업의 가치가 왜곡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기업의 소유지배구조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대주주의 지분이 작더라도 계열사의 상호지분소유에 의해 지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보다 기업 집단, 또는 경제 전체의 펀더멘털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생겨나게 됐다. 다행히도 최근 외국 투자가들의 주식투자가 확대되고 한편으로는 기업 회계의 투명성이 강화되면서 기업 외적인 요소가 주식시장의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감소했다. 반면 개별 기업의 펀터멘털과 해당 주가간의 상호연관성은 보다 증대됐다. 이에 따라 기업주가 회사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주식시장을 통해 정당한 가격으로 조달할 수 있는 선진국형 금융시스템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요 대기업에 대한 지분이 늘면서 경영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왔다. 이들은 거시경제적 환경이 변화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증시에 많은 자금을 수혈해줬고 배당의 현실화 요구와 경영진의 전횡에 대한 견제 등 주주로서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함으로써 기업이 펀더멘털에 적합한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도록 유도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규범에 맞춘 국내 회계시스템의 개혁은 대기업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가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중소기업들의 투명성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제 사장이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지 못하면 주주들이 새로 능력 있는 사장을 영입할 수 있다는 원칙이 확립돼가고 있다. 이는 주주들이 기업의 펀더멘털을 파악하는 것이 수월해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량기업 제대로 평가 받아 한국 주식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전망이 밝은 편이다. 왜냐하면 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결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단순히 시중의 부동자금이 몰려 주가가 급등하던 상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물론 적립식 펀드를 통한 자금 유입이 최근의 주가상승에 기여한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자산운용 방식의 변화도 장기적으로 지속될 추세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 대부분 기업의 주가가 기초 체력을 반영하는 적정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다. 이제 우량한 기업들이 정당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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