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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손가락에 담은 '거장의 혼'

라울 소사 피아노 리사이틀가수가 시력을 잃는다 해도 노래 부르는 데는 별반 지장이 없다. 작곡가인 베토벤도 종내 청력을 잃었지만 주옥 같은 작품을 우리에게 남겼었다. 하지만 목소리를 잃어버린 오페라 가수나 폐활량을 잃은 섹소폰 연주자에게 더 이상의 연주활동을 기대한다는 건 무리일 것이다. 같은 선상에서 현악 연주자나 피아니스트에게 손가락의 상실은 인생의 단절을 의미할 터였다. 허나 손가락의 기능을, 그것도 오른손의 기능을 잃어버리고도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연주자가 있다. 장애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진정한 음악가로 인정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다. 그가 피아노 앞에서 일어섰을 때 청중들은 그저 믿을 수 없다고 외칠 뿐 이었다. 지난 98년과 99년에 이어 세 번째? 내한 리사이틀을 갖는 라울 소사가 그다. 30일 대구공연과 대전(5/.31) 부산(6/6) 공연에 이어 7일 서울 LG아트센터에 서는 그는 바흐-브람스의 샤콘느 D단조, 생상의 여섯개의 연습곡 작품 135번 및 바르톡 몸푸 슐호프 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본인이 작곡한 소나타 1번도 함께 들려준다. 지난 79년 사고로 오른 손가락이 마비된 라울 소사는 이후에도 왼손만으로 연주 가능한? 작품을 발굴해 내며 한 손으로 연주하는 놀라운 기교를 보여왔다. 현재 몬트리올 세인터 레너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인 동시에 작곡가로서도 활발히 활동중이다. 다섯 손가락 만으로도 열 손가락의 기능을 다해낼 수 있을까. 궁금한 관객이라면 공연 날짜를 확인해 보길 권한다. 환호성과 기립 박수는 미리 준비해 가는 게 좋을 것이다. 1만2,000원~4만원, 지방 공연 오후 7시 30분, 서울공연 오후 8시. (02)757-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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