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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특허소송 애국심 판결] 먹구름 낀 反애플진영

아이폰과 비슷한 제품 모두 대상… LG전자·팬택 등도 소송 사정권<br>"장기전으로 갈수록 모두 타격… 양측 올해안 타협 나설 가능성"


애플의 미국 특허소송 승리로 반(反)애플 진영의 스마트제조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안드로이드의 좌장인 삼성전자가 애플에 완패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던 안드로이드 진영에도 먹구름이 잔뜩 끼었기 때문이다. 화면 줌 등 멀티기능과 디자인에 대한 애플의 특허권 인정으로 HTCㆍ림(RIM)을 비롯해 국내 LG전자ㆍ팬택 등도 애플의 디자인 소송 사정권에 들게 됐다. 만약 애플이 삼성전자의 차세대 전략폰 갤럭시S3마저 추가 소송을 통해 판로를 막는 시도를 할 경우 삼성은 물론 반애플 진영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3도 판매 금지되나=아직 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이지만 애플은 배심원 평결을 근거로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판매 금지에 나선다. 애플은 판매 금지 요청서를 제출했으며 삼성전자는 보름 이내에 이에 대한 반론에 나설 예정이다.

아직 애플이 어떤 제품에 대한 판매 금지 요청에 나설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갤럭시Sㆍ갤럭시S2 등 소송의 대상이었던 제품들이 유력하다. 최근 출시된 신제품 '갤럭시S3'는 이번 소송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갤럭시S3 역시 전작들과 유사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향후 추가 소송 등을 통해 판매 금지 대상에 포함될 경우 삼성전자가 입을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전자 제품으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심원들이 산정한 배상액은 10억5,185만달러(약 1조2,000억원)다. 애플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향후 법원의 최종판결과 항소심 등을 통해 애플이 이길 경우 삼성전자가 물어야 할 배상액의 범위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디자인 특허 인정, 걸면 걸린다=배심원들은 이번 평결에서 애플이 제기한 디자인 특허 등 총 7건 중 6건을 삼성전자가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전자가 주장한 통신 특허 등 5건에 대해서는 애플의 일부 침해를 인정했지만 권리가 소진된 것이라며 모두 기각했다.

이는 이에 앞서 한국 법원에서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모두 기각하고 삼성전자의 통신기술 특허를 인정해준 것과 완전히 상반된 결과다. 배심원들은 특히 애플이 주장한 디자인 특허가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의 모양이며 두께가 얇고 앞면이 평평하다'는 정도의 모호한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인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둥근 모서리 디자인을 애플의 것으로 규정한 것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영국ㆍ독일 등 글로벌 업계의 전반적 인식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평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애플과 비슷한 디자인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업체는 모두 소송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안드로이드에 대해 "(애플 아이디어를) 훔친 제품"이라며 "애플의 돈 전부를 들여서라도 박살 내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제조업체의 대부분이 비슷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허소송을) 걸면 걸리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인 디자인 속성이 특정 기업의 특허로 인정됨으로써 다른 스마트폰업체들도 소송에 휘말릴 수 있게 됐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수전 P 크로퍼드 하버드 로스쿨 객원교수의 칼럼을 인용해 "애플이 승소할 경우 전반적인 휴대폰업계가 경직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안드로이드 진영 급속히 위축될 듯=현재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은 노키아ㆍ림(RIM) 등의 몰락 속에 사실상 애플 iOS를 쓰는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제품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 2ㆍ4분기 안드로이드 OS의 시장점유율은 64.1%로 지난해 43.4%에서 크게 늘어났다. 애플 iOS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18.2%에서 18.8%으로 소폭 늘었다. 노키가 심비안은 22.1%에서 5.9%로 급락했으며 RIM은 11.7%에서 5.2%로 줄었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성장에는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올 1ㆍ4분기에 이어 2ㆍ4분기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에 크게 앞서며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애플의 안방인 미국에서도 갤럭시S3 등 스마트폰의 인기에 힘입어 전체 휴대폰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는 등 안드로이드 맹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미국 특허소송에서 완승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물론 다른 안드로이드 제품들의 영향력은 급속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특허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이기고 미국에서는 애플이 이기는 등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고 있는 만큼 결국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느 쪽이든 주력시장에서의 타격이 불가피하고 항소심을 통해 공방이 지속되면 결국 전격적인 타협에 나설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문송천 KAIST 테크노 경영대학원 교수는 "올해 안으로 양측이 타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애플이 다음달 공개할 신제품이 시장의 기대 이하일 경우 소송전에 사활을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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