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집단의 싸움은 지난 6월 병의원 포괄수가제 전면적용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일종의 진료비 정찰제인 포괄수가제 전면적용이 의사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반대해온 의협은 건보공단 직원들이 업무시간을 이용해 의사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익명으로 게재하고 있다며 공단 직원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건보공단 역시 의사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상습적으로 욕설과 비방을 한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하는 맞대응을 했다.
논란이 확산된 것은 의협 측이 최근 일간지 전면광고를 통해 건보공단이 방만한 경영을 일삼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부터다. 건강보험공단에 근무하는 1만2,000여명의 직원들의 연봉이 평균 5,600만원에 달하고 1조원에 가까운 비용을 관리운영비로만 쓰고, 신사옥 건축에 1,900억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인터넷에서 취합한 정보를 토대로 만들었다는 의협의 광고는 건보공단 노조를 움직였다. 공단 측은 그동안 악의적인 공단 때리기에도 최대한 인내했지만 이런 허위사실 유포는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다. 공단 측은 의협 집행부 사퇴를 위해 할 수 있는 수단을 다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혀 두 집단의 갈등의 골은 앞으로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의협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 사이트에는 병의원 최고 약자인 간호조무사 등을 향한 갖가지 각종 음란게시물들이 올라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이에 대한 법적 조치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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