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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7월 8일] 중국 통계는 마술…
입력2009-07-07 18:42:29
수정
2009.07.07 18:42:29
기자가 특파원으로 중국에 부임하고 한달가량 됐을까. 어떤 경제전문가가 “중국의 통계는 꼭 마술 같다”고 귀띔했던 일이 있었다. 처음에는 설마 그럴까 생각했는데 중국 경제에 대한 기사를 몇 번 쓰다 보니 이내 그 말뜻을 알게 됐다.
코트라(KOTRA)의 최근 자료를 보면 중국 통계의 변신은 정말 이유도 많고 모습도 다양하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관련 통계수치 조정은 중국 정부의 성장지향적 정책목표에 따라 심하면 한해 2~3번씩 이뤄지기가 다반사다. 중국에서는 GDP 수치가 여전히 공무원들의 성과평가의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실제보다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방정부들이 내놓는 통계는 정도가 더욱 심해서 중앙정부의 경제정책에 따라 춤을 춘다. 예컨대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대다수 지방정부들은 GDP 수치를 부풀리느라 정신이 없다.
심지어 어떤 지방정부는 올해 들어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을 더 받아보겠다는 얄팍한 속셈에 통계수치를 축소 보고해 국고를 축내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재정지출에 낭비적인 요소가 많다”고 지적한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이렇게 중국 통계에 ‘마술’과 ‘장난’이 횡행하다 보니 전력사용량은 계속 줄어드는데 산업생산량은 늘어나는 모순에 찬 통계결과가 나오는가 하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통계가 맞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엉터리 통계의 심각성을 자각하고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최근 상임위원회를 열어 내년 1월1일부터 통계기관을 행정기관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통계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통계기관이나 통계기관 직원의 조사ㆍ보고ㆍ감독 활동은 법률로 보장 받을 수 있게 됐고 각급 지방정부는 통계기관이 수집하고 정리한 통계자료에 대해 수정이나 편집을 요구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의지가 제대로 실현될 것으로 믿는 이들은 드문 것 같다. 목표지향적인 중국 경제의 속성을 중국 전문가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는 이미 올해 ‘바오바(保八ㆍGDP 8% 성장)’라는 지상목표를 정하고 앞만 보고 돌진하고 있다. 여기서 좌고우면하는 공무원들은 모두 낙오자가 될 게 뻔하다. 그러니 중국 정부 관료들이 ‘바오바’의 성공과 자신의 생존을 동시에 만족하기 위해 다시 마술사로 변신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끊임없는 성장을 향한 중국 경제의 거대한 욕망이 통계제도의 미비와 맞물려 중국 통계를 자꾸 마술의 영역으로 내몰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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