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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뷰티풀 선데이

단죄되는 죄 순환되는 죄의식


참회하지 못한 죄는 또 다른 죄를 부르고, 결국 사람을 옭아매 파멸시킨다. 영화 ‘뷰티풀 선데이’는 이렇게 죄의식이 만들어낸 무서운 인생의 순환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사랑에 집착해 거듭 죄를 짓다가 결국 씻을 수 없는 죄악의 끝에 다다른다. 끝내 참회하지 못하고 파멸할 수 밖에 없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일요일’이라는 제목에 담아냈다는 것이 역설적이다. 죄의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종교적 의미를 안고 있는 성스러운 날인 일요일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기 때문. 이런 역설을 안고 출발한 영화는 한 순간의 실수로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두 남자의 불행을 집요하게 쫓아간다. 두 사람의 남자가 묘한 모습으로 서로 대립하는 이미지의 포스터와는 달리 영화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각각 독자적으로 풀어나간다. 첫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강력반 경찰 강형사(박용우). 그는 겉으로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형사로 보이지만 실은 범죄 조직과 결탁해 검은 돈을 챙기는 부패 형사다. 몇 년 전 불의의 사고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어쩔 수 없는 타락에 빠져든 것. 마약조직의 하수 노릇을 하던 강형사는 조직의 보스인 이기철(이기영)의 사주로 마약거래상 조상태(김동하)를 급습해 그를 체포하고 감옥에 보낸다. 몇 년 후 감옥에서 나온 조상태는 이 모든 일의 진상을 알고 복수를 위해 강형사의 뒤를 집요하게 캐기 시작한다. 또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은 내성적인 성격의 고시생 민우(남궁민). 고시원 앞에서 그는 수연(민지혜)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이후 오랜 시간 그녀를 몰래 지켜만 보며 짝사랑에 애태우던 민우. 어느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 위해 그녀를 쫓아가다가 우발적인 사건으로 인해 그녀를 겁탈하기에 이른다. 몇 년 후 길에서 우연히 수연과 재회하게 된 민우.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그녀에게 접근해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한다. 그렇게 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된 두 사람. 그런데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수연이 민우의 정체를 알게 되고 민우는 곤경에 처한다. 이렇게 마치 두 편의 작은 영화를 진행하듯 주인공 두 사람의 삶에는 어떤 연관도 없다. 그러다가 마지막 순간 두 사람의 삶이 한순간 겹친다. ‘뷰티풀 선데이’는 이 한 순간의 마지막 반전에 모든 것을 건다. 그 반전이 전혀 예상치 못할 만큼은 아니지만 드라마의 힘에 맞물려 제법 그럴듯한 느낌으로 관객에게 다가온다. 연기 면에선 특히 박용우가 인상적이다. 삶의 무게에 찌든 형사 역을 연기하기 위해 8kg을 감량해 초췌한 모습으로 출연한 그는 평소의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다른 억센 이미지로 영화의 비극성을 높이는 데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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