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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성내면 나만 손해
입력2005-07-19 17:36:22
수정
2005.07.19 17:36:22
장용국 <법무법인 충정 대표 변호사>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여행사들의 해외여행 상품광고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해외 경상수지 적자의 원인이 무분별한 해외여행에 있다는 주장이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외여행자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봐서는 곤란하다.
그 목적이 사업이든 관광이든 글로벌 시대에 우물 안 개구리로 남지 않으려면 적당한 해외여행은 꼭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해외여행을 적극 권하고 싶다.
최근 C항공사가 홍콩에서 한국인 승객 44명을 남겨두고 비행기를 출발시켰다고 해서 뉴스가 됐다. 하필이면 모두 한국인 승객들이냐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쳤다.
항공사가 비행기의 출발ㆍ도착시간을 정해서 표를 판매한 이상 출발시간이나 도착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계약을 그 내용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이 된다. 일종의 채무 불이행인 것이다.
항공사가 지연에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비행기의 출발ㆍ도착시간을 고려해 자신의 스케줄을 짜놓은 승객들로서는 예정이 빗나가는 상황을 맞아 불안하고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항공사로서는 마땅히 출발ㆍ도착시간이 늦어지는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한편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에 44명의 한국인 승객들은 항공사측이 친절한 안내를 하지 아니했고 제시하는 보상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했다고 한다.
항공사측은 4차례나 지연 안내방송을 했고 보상은 규정에 따라 이뤄졌으며 이륙을 원하는 264명의 승객을 위해 비행기를 출발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만약 항공사측이 44명의 승객을 설득해 비행기에 탑승시키기 위해 이륙이 더 늦어졌더라면 나머지 264명의 승객들이 또 다른 불만을 제기하지는 않았을까.
시비를 가리기에 앞서 필자는 탑승을 거부한 승객 44명이 모두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분통을 터뜨리며 탑승을 거부한 44명의 한국인이 먼저 출발한 탑승자들에게는 어떻게 비쳐졌을지, 과연 탑승거부로 얻어낸 이득은 무엇이었을지를 곰곰 생각해본다.
44명의 한국인 승객이 C항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한다고 할 때 그 소송을 맡아 처리해줄 변호사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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