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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이 마침내 한화의 이름을 달게 됐다. 두 회사가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됨에 따라 한화그룹은 총 매출 19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석유화학 부문을 거느리면서 16년 만에 정유사업에 재진출할 기회도 얻었다.
한화는 홍진수 삼성종합화학 부사장과 김희철 한화 부사장의 투톱 체제 아래 석유화학 사업을 '글로벌 톱5'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은 30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각각 열고 회사명을 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로 변경했다.
한화종합화학의 신임 대표는 홍진수 삼성종합화학 부사장과 김희철 한화그룹 부사장이 공동으로 맡게 됐으며 한화토탈은 김희철 부사장이 단독으로 대표직을 맡는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될 한화종합화학의 경우 홍 대표가 사업 운영을 담당하고 김 대표는 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의 시너지 제고와 효율성을 제고하는 업무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삼성종합화학을 이끌어온 정유성 사장과 삼성토탈의 손성원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은 이른 시일 내 현재 입주해 있는 서초동의 '삼성타운'을 벗어나 서울시청 인근의 태평로 한화금융센터로 서울 사무소를 옮길 예정이다.
울산(한화종합화학)과 대산(한화토탈)의 본사는 그대로 유지된다. 한화 측은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이 최대한 독립적으로 경영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며, 기존 직원들의 고용보장은 물론 처우도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사 직원들은 삼성으로부터 1인당 평균 6,000만원의 위로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이 출범하면서 한화는 연 매출 19조원 규모의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하게 됐다. 석유화학 부문만 떼놓고 보면 LG화학·롯데케미칼을 제치고 국내 1위다.
두 회사를 끌어안게 되면서 한화의 에틸렌(석유화학 기초원료) 생산량은 세계 9위 수준인 291만톤으로 늘어난다. 규모가 늘어나는 만큼 가격 경쟁력도 올라간다는 의미다.
에틸렌 외에도 폴리프로필렌·파라자일렌·스티렌모노머, 경유·항공유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게 된다. 또 나프타·콘덴세이트·LPG 등 다양한 원료를 사용하게 되면서 저가 원료를 내세운 북미·중동 석유화학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게 됐다.
16년 만에 정유사업에 재진출하게 됐다는 점도 한화 입장에서는 의미가 깊다.
한화는 지난 1970년 경인에너지를 설립하고 정유업을 시작했지만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현대오일뱅크(당시 현대정유)에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한화토탈이 알뜰주유소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한화가 이를 활용해 알뜰주유소 사업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삼성토탈의 휘발유와 경유 생산량은 각각 50만톤·100만톤, 항공유 생산량은 200만톤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희철 한화토탈 대표는 "앞으로 화학 계열사들 간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경쟁력이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며 "한화 석유화학 사업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60여년간의 기업사에서 석유화학 사업에 크게 의존해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올해 신년사에서 "석유화학 부문은 선대 회장과 제가 모두 열정을 쏟았던 사업이고 그만큼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전력을 다해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화그룹은 앞으로 석유화학 사업이 글로벌 5위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화그룹은 상반기 중으로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의 인수 작업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두 회사를 인수하면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 매출은 약 1조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늘어나며 국내 방산 분야 1위로 도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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