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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약자에 강한 인간

최윤석 기자 <국제부>

요즘 미국에서 최대 뉴스 메이커는 차기 국제연합(UN) 대사로 지명된 존 볼턴이다. 볼턴은 그동안 네오콘의 선두주자, 혹은 ‘할 말 다하는(outspoken)’ 스타일 등으로 불려왔다. 여기다 최근 열린 UN 대사 인준을 위한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볼턴은 ‘약자에 강한 인간(bully)’이라는 수식어를 새로 얻었다. 이전의 수식이 그나마 가치 중립적이었던 데 비해 이번 단어는 청문회라는 속성상 직접적인 가치판단을 담고 있다. 상원 인준 청문회의 하이라이트는 칼 포드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담당 차관보의 증언. 볼턴 지명자가 자신과 다른 의견을 보인 부하들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그가 설명하자 청문회는 볼턴의 자질을 둘러싼 공방으로 번져나갔다. 포드 전 차관보는 지난 2002년 쿠바의 생물무기 개발정보를 둘러싸고 볼턴 지명자가 INR 하급분석원과 논란을 벌인 상황을 전하며 “마치 1톤짜리 고릴라가 바나나를 집어삼키는 듯했다”고 묘사했다. 그는 “볼턴이 INR 직원을 혼낸 이후 직원들이 제대로 말을 못하는 분위기가 됐다”며 “직위와 권위를 아랫사람들에게 남용하는 볼턴 같은 사람이 민주주의적 의사결정이 어디보다 강조되는 UN의 대사가 되는 것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증언이 전해지자 민주당 상원외교위 위원들의 지명반대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상원위 간사인 조지프 바이든 의원은 볼턴을 미국 대사로 보내는 것은 “도자기 가게에 황소를 풀어놓은 격”이라고 비난했다. 이들 비난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쪽에서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주로 예정돼 있는 상원외교위 표결에서 인준 통과는 거의 확정적이다. 북핵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이제 시간이 없다. 북핵 문제가 UN 안보리에 회부돼 황소에 치이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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