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포드를 제치고 세계 2위 자동차제조업체로 도약한 도요타가 1위 제너럴모터스(GM)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자동차 생산대수에서만 GM에 뒤질 뿐 순익이나 시가총액에서 도요타는 이미 세계 정상이다.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 회장은 오는 201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5%를 차지해 GM을 제치겠다고 선언했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목표가 2006년이면 달성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요타의 이 같은 성장의 비결은 뭘까?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도요타 성공의 비밀을 집중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지(紙)가 꼽은 도요타의 최대 강점은 도요타생산방식(TPSㆍToyota Production System)이라 불리는 혁신적인 생산방식이다.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생산방식을 통해 재고를 없애는 것을 요체로 하는 TPS는 전세계 제조업체들의 벤치마킹대상이 된 지 오래다. 또 TPS는 제조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현장노동자가 즉시 조립라인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할 만큼 철저한 품질관리 기법에 기반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직원들이 제출한 3만건 이상의 품질개선안이 거의 모두 받아들여졌을 정도로 현장의 목소리가 즉각 반영된다. 장기간에 걸친 국제화 전략도 도요타의 주요 성공요인이다. 도요타는 90년대 초부터 시작된 일본의 경기침체와 90년대 말의 외환위기, 최근의 엔화강세 등을 해외진출을 통해 극복했다. 1980년 9개국에 11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던 도요타는 1990년에는 14개국 20개 공장, 2005년 현재 26개국에 걸쳐 46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일본 내의 자동차 생산대수가 350만대에서 300만대로 줄어든 데 반해 해외생산량은 100만대에서 200만대로 2배나 늘었다. 신속한 신제품 개발과정 또한 도요타의 경쟁력이다. 도요타는 2년에 한 번 꼴로 신차를 발표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카(휘발유와 연료전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 등 첨단기술 자동차 분야에서도 경쟁업체들보다 한 발 앞서 있다. 물론 여기에는 ‘오래된 포도주를 새 병에 담는 데는 세계최고’라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긴 하다. 도요타의 신차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이전 모델의 부품을 그대로 쓰고 외양만 바꿨기 때문이다. ‘도요타 시(市)’라는 울타리 안에 도요타와 협력업체들이 뭉쳐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초기의 실리콘 밸리와 같이 신속한 정보공유와 협조적인 공동체문화 형성을 가능하게 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생산성 뿐만 아니라 기술, 디자인, 마케팅 등 모든 측면에서 볼 때 도요타의 경쟁력은 세계최고”라며 “도요타의 독특한 기업문화가 국제화의 물결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면 세계1위 자동차업체 등극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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