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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에 선 코스닥/(上)버림받은 시장]악재 흡수능력 취약 투자자ㆍ기업들 떠난다
입력2003-03-05 00:00:00
수정
2003.03.05 00:00:00
김현수 기자
연일 사상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코스닥지수가 `마침내`30포인트대로 떨어졌다. 지난 97년 개장해 2000년 벤처붐을 타고 292.55포인트까지 상승했던 코스닥시장이 3년연속 하락하며 개장때(100포인트)에 비해 60%이상 하락한 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록기업들의 취약한 펀더멘털, 증시수급여건 악화등 각종 대내외 악재로 바닥을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시장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현실과 전망ㆍ대책을 짚어본다.
◇왜 하락하나=시장이 스스로 악재를 흡수하는 모습이 전혀 안보이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증시ㆍ거래소시장의 하락에 휘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하락원인을 거래소시장과 달리 보지않고 있다. 다만 거래소에 비해 펀더멘털이 약한 만큼 충격의 강도가 더 크다고 지적한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의 하락은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이라크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불확실성들이 경기회복 지연 요인으로 강하게 작용하는 가운데 IT경기마저 부진해 코스닥 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다 투자자들이 지난해 코스닥기업들의 실적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며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스닥 보호예수 물량의 장내매각에서 보듯 대주주에 대한 실망도 주가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도 기업도 떠난다=외국인들이 13일째 매도세를 펼치며 코스닥을 떠나고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IT와 금융 두축을 지탱하고 있는 KTF와 국민카드의 외국인 매물은 시장추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국민카드는 외국인이 매도공세를 펼친 지난 13일간 31%나 하락하며 코스닥시장 하락률 7.5%를 크게 웃돌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아예 거래소 시장으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 기업은행ㆍ강원랜드는 이미 거래소 이전 결정을 내린 상태고 경동제약ㆍ원익ㆍ대아건설ㆍ이수페타시스 등도 이번 주총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여기다 KTFㆍ엔씨소프트ㆍSBS 등도 거래소 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국민카드는 국민은행과의 합병으로 코스닥을 떠날 예정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처럼 시가총액상위 종목들이 속속 코스닥을 이탈할 경우 가뜩이나 허약한 코스닥시장의 기반이 더욱 약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관비중이 낮아 불안한 코스닥시장에서 대형주가 빠져 나갈 경우 실질적으로 기관이 사들일 종목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기대 어렵다=시장이 급락할 경우 과거 코스닥시장에서는 단기투기성 자금인 개인의 `스마트 머니`가 유입되며 반짝장세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서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명 큰 손자금이라고 하는 이들 투기매수세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테마주의 순환매나 어느 정도의 성정성 거품이 형성돼야 하지만 주가급락으로 테마형성은 물론 시장 PER(주가수익비율)도 현재 27.1배로 지난해 7월 56.5배의 절반에 불과해 주가하락으로 성장성에 대한 거품도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정일 우리증권 연구원은 “성장성에 대한 미련이 사라지며 개인들의 매수세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철저하게 검증된 실적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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