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등에 시중돈 단기부동화 심화로<br>유동성비율 점검 앞두고 특판예금 잇따라 출시<br>정기예금 증가 기대속 CD도 지난달 3조 늘어
은행들 장기상품 수신경쟁
저금리 장기화등에 시중돈 단기부동화 심화로유동성비율 점검 앞두고 특판예금 잇따라 출시정기예금 증가 기대속 CD도 지난달 3조 늘어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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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특판예금도 나올까
8ㆍ31일부동산종합대책, 저금리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은행들이 단기자금을 끌어들여 장기 상품화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당국이 규정하고 있는 단기자금과 장기자금의 비율을 맞춰야 하는데다 9월 말로 끝나는 3ㆍ4분기 유동성 비율 점검시점 시한이 임박하면서 은행마다 부동자금을 흡수하기 위한 수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단기 유동화 통화지표인 M1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6월 9.9%에서 7월 12.8%, 8월에는 14% 중반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확대되고 있다. 이는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M1은 현금통화와 예금취급기관의 요구불예금 및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즉시 인출이 가능한 단기성 통화지표다.
시중은행장들은 최근 금융협의회에서 “시중에는 유동성이 넘치고 대기성 자금이 많다”며 “정부의 부동산대책으로 부동산시장의 투자자금이 대기자금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자금의 부동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낸 바 있다.
시중은행들은 3개월 미만 단기자금과 장기자금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특판예금 형태의 고금리 예금상품을 개발, 단기성 시중자금을 흡수, 장기 상품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올 들어 감소세를 보였던 정기예금은 은행들의 고금리 상품 판매에 힘입어 8월에 2조3,000억원이 늘어나면서 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으며 9월에도 추가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단기시장성 상품인 양도성예금증서(CD)도 8월에만 3조3,000억원 증가하면서 올 들어 8개월 동안 16조5,000억원이 추가 발행됐다. 김영민 한투운용 펀드매니저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면서 MMDAㆍMMF에 묻혀 있던 자금들이 정기예금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강경훈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CD의 경우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고 예금보험료 대상이 아니어서 은행들이 판매에 보다 적극적”이라며 “정기예금 금리도 최근 오르면서 정기예금 수신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D금리(91일치)는 7월 3.49%, 8월 3.51%에서 9월 들어서는 3.56%로 높아지고 있다. 강 위원은 “시중자금 흐름을 보면 채권이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CD로 옮겨가고 최근 정기예금 금리가 좋아지면서 정기예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합리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률이 개선된다는 신뢰만 보여지면 유동성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잉유동성의 해법으로는 ‘금리인상’이 제시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투기는 투자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생겨나고 그 이유는 공급이 부족하거나 가격상승에 대한 거품기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면서 “금리인상은 자산가격 하락에 대한 예상을 심어줌으로써 거품기대를 소멸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에 이어 증권 부문도 부동자금 해소의 주요 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장세가 가속화되면서 주식형 펀드 등으로의 자금유입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5/09/2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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