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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기 자본조달 해외로 넓히자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란 말이 있다. 기대와 믿음을 가지면 결국 그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믿는 대로 된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불안(fear)ㆍ불확실성(uncertainty)ㆍ의구심(doubt)이란 단어의 앞 글자를 딴 퍼드(FUD)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원래 마케팅에서 경쟁사 제품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을 뜻했는데 요즘은 불안하고 불확실한 젊은이들의 삶에 대한 시선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긍정의 마인드를 잃어가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물론 충분히 이해는 간다.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으로 대졸 미취업자가 매년 13만명씩 늘어나고 유럽발 금융위기의 장기화,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 현실화 리스크, 2008년 리먼 위기 때 구원투수로 나섰던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 막막한 국내외 상황이 우리 젊은이들에게 어깨를 펴지 못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브릭스 기업들 해외DR 싹쓸이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어른들이 할 일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 그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수의 99%, 그리고 고용비중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먼저 살아나야 한다.

필자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의미의 퍼드(FUD)로 무장한다면 충분히 우리 사회의 희망발전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자본을 제대로 조달해(finance) 한마음으로(unity) 신바람나게(dynamic) 일하는 생명력 넘치는 중소기업이다.

사실 우리 기업들은 이미 한마음 한뜻으로 신바람나게 일하는 데 있어서 만큼은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지경으로 잘해왔다. 문제는 자본조달이다. 기업에 있어 이것만큼 어려운 게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자본조달을 위해서는 국내시장뿐 아니라 시야를 넓혀 세계를 보고 다른 기업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계의 많은 진취적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력과 비전을 가지고 선진 시장을 노크해 국제투자자를 통한 자본조달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56개 기업이 해외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해 총 16조6,000억원의 자본 조달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 중 47개(84%)가 브릭스(BRICs) 기업이었고 우리의 경쟁상대인 중국ㆍ인도 기업만 해도 26개로 절반에 가까웠다.

반면 우리 기업이 2008년 이후 해외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사례는 지난해 6월 화학업체 OCI의 싱가포르 상장이 유일했다. 우리나라에는 3T(ITㆍBTㆍNT)로 대표되는 혁신적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벤처투자자본이 풍부한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기업은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DR발행 포럼이 마중물 됐으면

이제야말로 우리 중소기업들이 높은 기술력과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에 찬 결의로 세계무대에 진출할 때다. 그리고 이 플러스 사고의 자기충족적 예언이 실현돼 성공적 자금조달 후 한마음으로 신바람나게 일하는 기업들이 늘어난다면 일자리 창출이라는 난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마침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주관으로 세계 주요 거래소와 기업공개(IPO)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DR발행 포럼’이 개최된다. 이번 포럼이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자본조달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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