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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1월 27일] 한국 부품산업의 두번째 단추

25일 일본 도쿄의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2009 한국부품산업전'을 찾았더니 첫날부터 제법 많은 바이어들이 방문해 한국산 제품을 꼼꼼히 둘러보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행사를 주최한 KOTRA 측은 참가 규모에서 역대 최고를 자랑한다며 일본 대기업들이 엔화 강세로 부품구매를 해외로 돌리고 있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대일 무역역조를 해소할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높은 기술력과 통화가치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췄으니 일본산을 대체할 유력 후보로 겨뤄볼 만하다는 생각을 가질 법하다. 부스에 들른 일본기업 관계자들의 명함이 쌓여갈수록 참가업체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전시장에서 만난 한 일본 중견업체 사장의 말은 엔고만으로는 낙관하기 어려운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10여년째 한국산 금형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그는 "연간 4억엔씩 한국산을 구매해왔지만 최근 1억엔가량은 중국산으로 바꿨다"고 했다. 그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거래를 시작한 지 얼마 안돼 한국 회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여러번 애를 먹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한국과 거래를 계속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중소기업 사장들의 지적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 업체 사장은 "수출선과의 접촉 자체가 어려운 중소기업들에는 이 같은 행사가 큰 도움이 된다"면서도 "수출지원 차원에서 사후관리에도 힘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e메일만 주고받으며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하는 서구 업체들과 달리 일본 기업은 1~2년간 꾸준하게 '관리'해야 비로소 거래가 성사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비용 문제 등을 감안할 때 그만한 여력을 가진 중소기업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중소 부품업체들 입장에서는 일본 진출의 첫 단추가 될 전시회 자체가 갖는 의미는 무척 크다. 하지만 바이어들과의 무수한 접촉이 실제 거래와 무역 실적으로 이어지자면 두 번째 단추를 제대로 끼우는 것 역시 중요하다. 모처럼 다가온 호기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대일 수출업체 양성과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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