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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부와 권력의 축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한다. 중국과 인도가 급부상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역할은 축소될 것이다. 전 세계 최소 20개국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실향민이 나오게 될 것이며, 환경문제, 기후 변화 협약 등 초국가적 이슈에서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등장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한과 북한은 통일된다.' 미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예상하는 2025년 글로벌 시나리오의 일부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제 ▦세계 인구 동향 ▦국제정치 ▦에너지ㆍ식량ㆍ자원 ▦지역분쟁 ▦국제시스템 ▦리더십 등 7개의 영역으로 구분해 16년 후 변화하는 국제 지형의 맥을 짚어냈다. 핵심은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던 단극체제의 위력이 떨어지면서 권력이 분산되는 다극체제로 바뀌어 세계 질서를 가늠하기 힘들게 된다는 것. 미국 자체의 몰락이라기 보다는 인도ㆍ중국 등 다른 나라의 부상으로 인한 결과라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한반도의 통일이다. 남북한 단일 국가는 아닐지라도 어떤 형태로든 남북이 연합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새롭게 통일된 한반도는 재건에 드는 엄청난 비용으로 재정적 부담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가 1991년 이후 걸었던 길과 비슷한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남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선언하고 국제 사회가 이를 수용하게 한 다음 경제적 지원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파편화하고 갈등이 고조되는 방향으로 변하는 미래 세계의 판도를 바꾸는 혁신을 일으키는 지도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갈등을 조정하고 협력을 모색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결하는 핵심이 바로 리더십이라는 것. 4년마다 한번씩 나오는 NIC의 '글로벌 트렌드'는 미국 주요 정보기관과 토플러 협회 등 싱크탱크가 머리를 맞대고 미래의 변화를 예고한다. 보고서는 대통령 선거 기간에 맞춰 발표돼 차기 대통령의 국내외 정책에 영향력을 미치고, 국정의 지침 역할을 한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오바마 정부의 정치ㆍ경제ㆍ외교 등 주요 정책의 밑그림을 가늠해 볼 수 있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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