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해외자본의 중국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중국의 '저우추취(走出去ㆍ해외진출)'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해외투자는 기존보다 강력하게 억제하되, 선진기술 및 자원 확보에 대한 투자는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새로운 전략이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해외투자관리법' 초안을 마련, 1억달러 이상의 해외투자를 할 경우 사전에 정부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초안은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지 않은 나라에 투자하거나 위험성이 높은 나라에 투자를 하는 경우 상무부 인가를 받게 한 것. 또 1,000만~1억달러 규모의 해외투자나 광산,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도 사전 허가를 의무화했다.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해외투자를 축소하고, 그 대신 글로벌 금융업체들의 '셀(Sell) 차이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이와 관련,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투자공사 회장은 "최근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UBS 등이 지분을 내다 판 중국은행과 뱅크브아메리카(BoA)가 지분을 축소한 건설은행 등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고, 장훙리(張弘力) 중국투자공사 부총경리는 "최근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세계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가 해외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중국의 '저우추취' 정책 변화를 더 빨리 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기업연구소 장원쿠이(張文魁) 부소장은 "최근 정부의 조치는 위험도가 매우 높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맹목적이고 무리한 투자에 대해 경고하고 투자자의 책임을 강조함으로써 추가적인 손실을 막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전략자원과 선진기술 확보를 위한 대외투자에 대해서는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는 입장이다. 장궈바오(張國寶) 중국 국가에너지국 국장은 "세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천연자원과 자산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이 떨어져 해외 천연자원 개발과 기술개발에 유리한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알제리와 앙골라ㆍ캐나다ㆍ이란ㆍ러시아ㆍ사우디아라비아ㆍ수단ㆍ예멘 등의 해외유전 지분을 인수에는 오히려 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최근 수 년간 자국 기업들에게 '저우추취'를 적극 권장해 왔으며 이에 따라 지난 2007년말 현재 해외 사업에 투자한 중국 기업은 7,000개를 돌파했고 직접투자금액만 1,179억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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