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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학 다니는 여학생은…" 놀라운 사실
카톡·블로그 때문에…남녀공학 학생이 남자·여자 학교보다 성적 뒤떨어져5년간 6908명 추적조사 결과메신저에 뺏기는 시간 많고주당 자습시간도 1시간 적어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한국일보 자료사진=위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남녀공학에 진학한 학생의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휴대폰 문자 전송이나 개인 홈피ㆍ블로그 관리에 시간을 뺏기기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한국교육개발원 등 9개 교육 관련 학회가 공동주최한 제6회 한국교육종단연구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교육종단연구는 지난 2005년부터 전국 150개 중학교 1학년 학생 6,908명을 표본으로 선정해 학생들의 교육활동과 학습경험ㆍ성취수준 등을 매년 추적ㆍ조사하는 연구다. 이번 연구 역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의 교육종단연구 자료를 분석해 작성했다.
남녀공학은 양성평등 의식을 높이고 사회성 발달 등 인성교육을 위해 1990년대 말부터 확대됐지만 남녀공학에 가면 성적이 떨어진다는 우려 때문에 학부모들의 기피 대상이 돼왔다. 실제로 2003~2007년 국어ㆍ사회ㆍ수학ㆍ과학ㆍ영어 5개 교과에 대한 고교 1학년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남녀공학의 성취도 평균이 별학보다 낮았다. 2005~2009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언어ㆍ수리ㆍ외국어 영역의 평균 점수도 남녀공학이 별학보다 떨어졌다.
보고서에서는 남녀공학의 성적이 낮은 가장 큰 이유로 남녀공학 학생들의 학습시간이 별학 학생들에 비해 짧다는 점을 들고 있다. 조사대상 중 고3 학생의 주당 영어 자습시간은 남학교가 5.57시간, 여학교가 5.64시간인 데 비해 남녀공학의 남학생은 4.42시간, 여학생은 5.07시간으로 확연하게 짧았다. 주당 수학 자습시간도 남학교 5.99시간, 여학교 5.11시간이었지만 남녀공학의 남학생은 4.56시간, 여학생은 4.29시간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학습시간에 차이가 나는 것은 학생들이 블로그ㆍ홈피 관리나 메신저에 시간을 쏟기 때문이다. 조사대상 가운데 고2 학생의 주당 휴대폰 통화 및 문자 시간은 남학교에서 3.09시간, 여학교에서는 3.62시간인 데 비해 남녀공학의 남학생은 3.47시간, 3.85시간이었다. 주당 개인 홈피ㆍ블로그 시간은 남학교는 1.78시간, 여학교는 2.27시간이었지만 남녀공학의 남학생은 2.08시간, 여학생은 2.55시간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채팅ㆍ메신저를 하는 시간은 남학교 2.86시간, 여학교 2.71시간이며 남녀공학의 남학생은 3.37시간, 여학생은 3.11시간이었다.
특히 휴대폰 통화, 문자 전송에 시간을 많이 보내는 학생은 언어ㆍ수리ㆍ외국어 모두 수능점수가 떨어졌으며 컴퓨터 채팅ㆍ메신저 시간은 언어 점수에, 개인 홈피 및 블로그 관리 시간은 언어ㆍ외국어 점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발견됐다.
김 연구원은 "학습시간이 같더라도 여가시간에 메신저나 블로그를 오래 한 학생의 성적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보고서의 결론이 완벽하게 들어맞는 것은 아니라며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교육환경의 차이나 개인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6900여명 수능 성적 분석해보니…
이진희기자
남녀공학에서 남학생이 좋은 성적을 얻기에 불리하다는 통념과 반대로 남녀공학 고교가 여학생의 수능 성적을 더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구에는 이미 확립된 연구결과라고 하는데 국내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남녀공학이 수능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27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제6회 한국교육종단연구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2011년 고교를 졸업한 6,900여명을 분석한 것이다.
우선 외국어고, 특성화고 등 고교 특성에 따른 성적 차이를 배제하고 분석한 결과, 남녀공학 여학생은 여고 여학생보다 수능 표준점수에서 언어 4.8점, 외국어(영어) 6.3점, 수리 4.7점이 낮았다. 남녀공학 남학생은 남고 남학생보다 언어 1.1점, 외국어 1.2점, 수리 1.7점이 뒤졌다.
출신 중학교의 사회ㆍ경제적 지위(부모의 평균 직업ㆍ학력) 등 출신중학교 변수도 제거해봤다. 남녀공학 여학생은 언어 4.3점, 외국어 6.7점, 수리 6.1점이 더 낮았고, 남학생은 언어 2.8, 외국어 2.7점, 수리 3점이 낮았다.
여기에 고교 입학 전 가정배경 및 학업성적의 영향까지 배제하자 남녀 구분 없이 남녀공학 학생들은 남고ㆍ여고에 비해 언어 2.4점, 외국어 4점, 수리 4점이 낮았다. 김 연구위원은 “고교 입학 전 특성이 수능 성적의 차이에 미치는 영향은 언어ㆍ외국어 40%, 수리 30% 정도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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