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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중앙은행, 유로화 자산에 눈독

글로벌 투자자금 증가 따라<br>스페인 등 유럽국채 매입 나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쌓여가는 외환보유액을 유로화 투자에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원유 가격이 오른데다 신흥국 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늘어나며 돈이 몰리자 아시아부터 남미에 이르는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유럽 국채매입에 적극 나서는 등 그동안 외면해온 유로화 자산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이달 초 아시아 투자자들이 스페인 국채 10년물을 대거 매입하는 등 유로화 자산에 대한 신흥국 투자가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내부자료에 따르면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이달 들어 지난해 11월 이래 처음으로 유로화 순매입에 나섰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분기자료에서도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총외환보유액 가운데 4분의1 이상을 유로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혀 시장의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유로화 투자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진정되면서 유로화에 대한 신뢰가 다소 살아나기 시작한 데다 유로화가 최근 신흥국으로 몰리는 막대한 글로벌 투자자금을 소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통화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런던 소재 JP모건의 존 노먼드 외환전략 수석에 따르면 신흥시장 중앙은행에는 글로벌 성장세에 힘입어 매달 5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이 쌓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흥국의 유로화 투자가 살아나면서 유로화 가치는 지난 24일 11주 만에 최고치인 유로당 1.3475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유로존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유로화 투자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시장에 적극적으로 전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26일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이 몇 달 전에 비해 투자자들에게 보다 안전한 투자처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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