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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금감원·국민은행의 고자질 경쟁

권홍우 <경제부 차장> hongw@sed.co.kr

[동십자각] 금감원·국민은행의 고자질 경쟁 권홍우 hongw@sed.co.kr 권홍우 쥐들이 고양이 앞에서 사생결단의 결투를 펼친다. 고자질 게임이다. 점입가경으로 빠져드는 금융감독원과 국민은행간의 싸움이 꼭 이 판이다. 상호비방과 폭로가 꼬리를 무는 형국이 쥐들의 고자질 경쟁 같다. 싸움의 향방을 결정할 고양이는 다름 아닌 외국인들이다. 국민은행의 회계기준 위반에 대한 금감원의 제재가 발표된 직후 참여연대는 ‘외국인투자가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금감원의 결정을 신(新)관치라고 공박하고 나섰다. 외국인에 의한 주식 과점의 부작용을 우려하던 시민단체가 외국인과 연합하는 모양새가 개운하지 않다. 금감원의 대응은 더욱 가관이다. 국민은행에 관한 자료를 공개한 것. 검사와 감독을 담당하는 기관이 피검기관에 관한 자료를 만천하에 밝히는 것은 도덕적 해이에 해당하는 일이다. 외국인에게 ‘제재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무리수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파장은 국세청까지 미치고 있다. 국민은행이 ‘국세청에 질의했을 때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들었던 사안을 금감원이 제재한다’는 자료를 돌리자 국세청은 ‘국민은행으로부터 직접적인 질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고 나선 것. 이러자 국민은행은 다시 ‘회계법인과 법무법인을 통해 질의했다’는 자료를 뿌렸다. 난타전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럴까. 과연 국민은행에 대한 제재 같은 게 외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이나 지역연준의 경우 회계부정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기로 유명하다. 금융당국의 권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더욱이 은행장 자리 때문에 감독당국에 맞선다는 점은 생각도 못할 일이다. 감독당국이 외국처럼 공정하지 못하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금감원이 검사자료를 공개한 것을 보면 의심을 받게도 생겼다. 당국의 냉철한 대응이 아쉽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법과 규정에 따라 시시비비를 가려내야 한다는 점이다. 근원적으로 회계부정은 처벌받아야 하는 사안이다. ‘시장경제’는 법 집행을 회피하기 위한 방패막이가 아니다. ‘관치’도 불리할 때마다 써먹을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이 못된다. 외국인을 의식한 고발 경쟁도 일을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입력시간 : 2004-08-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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