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환승론 공정위 제소" 금감원 "기록열람 의무화" 추진 대형업체 일체 금리인하… 2금융도 연쇄인하 전망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 대부업체 우량고객이 보다 금리가 낮은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옮겨주는 '환승론'이 시작되자 대부업체들이 2금융권과 금리 경쟁을 벌이는 동시에 금융감독원과 법적 공방에 착수했다. 11일 금감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러시앤캐시를 시작으로 대형 대부업체가 대출금리를 인하하자 저축은행ㆍ캐피털사 등 2금융권도 일제히 금리인하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한편 대부업계는 환승론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인 반면 금감원은 "정부 차원에서 대부업체의 대출기록 열람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는 이날 대출금리를 연 66.0%에서 54.75%로 최대 11.25%포인트 인하했다. 산와머니도 금리인하를 결정한 후 현재 일본 본사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에 따라 대부업체 금리는 50%대 중반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러시앤캐시는 대출잔액이 5,000억원, 산와머니는 3,500억원으로 두 업체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러시앤캐시의 한 관계자는 "대출자산 유동화(ABL)를 통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한 후 금리를 낮출 계획이었다"며 "금리가 높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업체의 대출금리 인하로 저축은행 금리가 대부업체보다 더 높아지는 역전현상도 나타났다. HK저축은행은 최고 대출금리가 56%로 러시앤캐시의 금리를 웃돈다. 이에 따라 일부 저축은행과 캐피털사들도 대출금리 인하 검토작업에 들어가는 등 금리인하 물결이 제2금융권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대부업체들은 환승론 문제로 금감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양석승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장은 "금감원이 직접 나서 일부 우량고객을 몇 개 저축은행으로 몰아주고 일정 금리를 받도록 한 것은 불공정거래와 담합의 소지가 있다"며 "공정위 제소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이 대형사를 중심으로 신용도에 관계없이 연 66%의 이자를 받는 등 시장금리 체계를 상당히 왜곡시켰다"며 "환승론은 금융회사 자율로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다양한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고객들이 대부업체와의 거래기록을 열람할 수 있는 권리의 법제화를 추진 중"이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더 많은 우량고객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신용대출 금리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환승론 외에 저축은행의 회사채 발행, 대부업체의 부채담보증권 발행 등을 허용해 조달비용을 낮춰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6/1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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