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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기업 상장유치 '동상이몽'…문제점·전망

증권시장의 우량 주식 유통물량 품귀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우량 기업의 상장이 해당 기업과 증권선물거래소의 입장 차이로 단기간에 성사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거래소는 상장 대상 기업이나 정부와 구체적인 협의도 없이 상장 유치 계획만밝힌 것으로 드러났으며, 해당 기업들은 상장으로 인한 실익이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소가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우량기업 상장 추진이 자칫 구호에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4일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상장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공기업 6개, 10대그룹 계열사 57개 등 모두 63개에 달한다고 밝히고 이중 28개기업의 명단을 공개했다. 거래소는 이들 기업의 상장을 적극 유치하겠으며 상장에 장애가 되는 규정들도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명단이 공개된 기업의 재무 및 홍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현재 상장을 검토하고 있거나 향후 1~2년 안에 상장할 의지가 있는 기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상장 안하려고 하나 = 기업들이 상장을 검토하지 않는 것은 상장으로 인한이득보다 손실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장기업은 회계처리가 잘 못될 경우 증권집단소송에 걸려 엄청난 피해를 입을수 있는 데다 공시 규정을 지키기 위해 잡다한 일들이 많이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증권연구원이 201개 상장사(코스닥 88개사 포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연간 상장유지비용은 회계 및 공시비용, 이사회 비용 등을 포함, 평균 6억2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장사들은 이와 함께 4곳 중 1곳은 상장으로 인한 이득보다 비용부담이 크다고 생각했다. 한국상장사협의회의 조사에서도 상장사들의 43%는 분식회계 등으로 인한 증권집단소송에 대비해 임원 책임보험에 가입했으며, 이들 기업 중 15%는 책임보험의 보험금이 무려 200억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상장의 가장 큰 목적은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이지만 현재 대기업들은 작년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내부 유보자금이 넘쳐나고 있고 마땅히 투자할 대상이 없다는 점이 상장의 필요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요건을 갖춘 기업들의 대다수는 상장으로 인한 규제를부담스러워하고 있으며 집단소송의 위험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작년까지 기업순익이 누적되면서 증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상장 요건을 갖춘 기업들 중에는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삼성석유화학, 삼성코닝, 케피코 등 외국과 합작사들은 외국계 주주가 상장을 반대하는 것으로파악됐다. ◆향후 상장 추진 전망 = 우량기업 상장은 거래소가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않으며 해당 기업들도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내년 안에 실현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됐다. 거래소는 상장 요건을 갖춘 공기업과 관련 정부 부처와 공식 협의도 갖지 않았으며 민간 기업들과도 대부분 접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확인 결과 거래소와 협의가 있었다고 밝힌 기업은 없었으며 문의를 받았다는 기업은 한화기계 한 곳 뿐이었다. 정부도 거래소와 협의가 없었다고 확인했다. 거래소도 자기들이 직접 나선다고 상장 유치가 해결된다고 보지 않는 입장이며,현재 상장 유치 초기 단계이므로 상장이 성사되는 데는 최소 2년 이상 걸릴 것으로전망하고 있다. 옥치장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상장유치 발표와 관련, "정부와 민간기업에 주식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의 성격이 강했다"고 밝혔으며 거래소 다른 관계자는 "기업 상장은 증권사들과 관련 기업들이 접촉해서 추진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쇼핑과 삼성생명 등 생보사들은 거래소가 상장추진 대상 기업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상장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롯데쇼핑은 유통업계 라이벌 신세계와 맞서기 위한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상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생보사 상장은 정부가 주주와 보험계약자간의 이익배분방식을 입법화하기로 하는 등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주식 유통물량 감소 심각 = 증시가 최근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활황을맞아 장기보유 성향이 강한 상장법인의 자기주식취득과 외국인의 보유물량이 증가하면서 최근 3년간 40조3천억원어치의 주식 유통물량이 줄었다. 상장사의 자기주식 취득은 2003년 6조6천306억원에서 작년 4조37억원, 올해 9월26일 현재 2조1천571억원으로 총 12조7천914억원에 달했다. 또 외국인 순매수 규모도 2003년 14조5천817억원에서 작년 12조1천423억원, 올해 8천145억원 등 총 27조5천385억원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상장사들의 상장 자본금이 2003년 23조73억원 줄어든데 이어 작년3조5천893억원, 올해 4조3천671억원 등으로 최근 3년간 총 30조9천637억원의 주식공급물량이 줄어 주식수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개인들의 주식 간접투자가 늘어나고 있으나 기관투자가들은우량주식의 품귀현상으로 투자할 종목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김상훈 김세진 곽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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