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이오대학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경제고전’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던 강의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일본 고이즈미 내각에서 관료로 일했던 저자가 현실경제와 유리되지 않은 경제이론, 경제사를 설명하면서 고전을 통해 경제를 보는 눈과 문제해결력을 기르도록 하고 있다. 경제고전 중에서도 난해하고 읽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쉬운 경제고전을 알기 쉽게 해설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밀턴 프리드먼의 ‘자본주의와 자유’까지 경제사에 영향을 미친 10권의 저서를 문제해결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 데이비드 리카도, 카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즈, 조지프 슘페터,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제임스 뷰캐넌도 다뤘다.
각 장은 각 시대에 경제학자가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소개한다. 경제와 정책을 고찰할 경우 기본은 ‘해결할 문제는 무엇인가’다. 애덤 스미스에게 해결할 문제는 ‘혼란한 사회질서를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을까’였으며 케인즈는 기존의 경제이론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대공황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였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1930년대 대공황의 해법으로 케인즈 이론이 사용되었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불황이 찾아올 때면 위기 극복을 위해 케인즈를 부활시킨다. 그러나 “공짜 점심은 없다”며 프리드먼의 이론으로 케인즈 주의를 공격하기도 한다.
케인즈에 비판적인 학자들은 그가 간과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우선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시장도 때로는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서 시장의 실패가 나타나지만 한편으로는 정부도 실패한다는 점이다. 시장도 완전하지 않지만 정부도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케인즈는 정부의 실패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비판적인 학자들의 지적 포인트다. 두번째는 케인즈의 주장이 비대칭적인 리스크를 가졌다는 것이다. 불황으로 인해 확대된 공공사업은 호황이라고 해서 축소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왜냐하면 정부가 발주한 일은 기득권화해서 이해당사자들이 공공사업의 축소를 극구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애덤 스미스의 세계에서는 분업이 증가하고 사회가 부유해져 만인이 점차 유복해진다. 그러나 데이비도 리카도의 세계에서는 오직 지주만이 이득을 얻고 노동자는 최저생활에 묶여 있어야 할 운명이 된다.
저자는 그러나 그들이 경제사상을 앞세워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다만 우리가 위기의 시대에 경제고전을 꺼내드는 것은 그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배우기 위해서라는게 저자의 시각이다. 1만5,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