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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산 지분 6.73% 쥔 운용사 '캐스팅보트' 역할?

한국·삼성 등 대형운용사 제일모직 지분도 보유<br>합병후 주가흐름 주목… '찬성' 가능성에 무게



6%가 넘는 삼성물산(000830) 지분을 보유 중인 자산운용사들의 표심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028260) 합병 성사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사들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의견을 내는 데 신중한 모습이며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사내 의결권행사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운용업계를 둘러싼 상황과 예전 운용업계의 의결권 행사 결과에 비춰볼 때 국내 운용사들이 대체로 '합병 찬성'에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은 6.73%, 1,050만4,141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87%(448만8,320주)를 보유해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삼성그룹 계열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도 1.76%(275만3,147주)를 보유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삼성물산 지분의 7% 가까이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오는 17일 열리는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실하게 알려진 삼성물산의 우호지분은 약 17%, 엘리엇은 약 10% 정도로 국민연금(11%)과 함께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표심 역시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로서는 자산운용사들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의견을 내는 것 자체를 꺼리는 모습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지분을 많이 보유한 운용사는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중소형사들과 달리 대형사들은 연기금의 일임 자산 외에 자체적으로 대규모의 투자신탁(펀드)을 운용하기 때문에 자체적인 판단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국운용의 한 관계자는 "아직 다음주까지 의결권 행사일이 남았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찬반 여부를 밝히기는 어렵다"며 "이번 사항이 민감한 문제인 만큼 주식운용본부 차원이 아닌 내부 의결권행사위원회를 거쳐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체로 국내 운용사들은 삼성물산 편에 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삼성물산 지분 비중이 높은 운용사들 대부분이 제일모직의 지분도 함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30개 운용사 중 21개 운용사가 제일모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제일모직 지분은 2.61%(349만8.159주)에 달한다. 엘리엇의 주장처럼 합병비율이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한 운용사들의 경우 합병 비율은 물론 합병 후 주가 흐름에도 주목할 수밖에 없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2007년부터 삼성물산 주가가 계속 5만~6만원선을 맴돌면서 주가상승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며 "제일모직과 합병되면 삼성물산의 가치는 2배로 뛸 것으로 보여 합병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운용사들이 그동안 주총에서 회사가 내건 안건에 반대한 경우가 극히 드문 것도 이런 예상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1개 국내 자산운용사가 지난 1·4분기에 주총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는 2,695건 중 189건으로 7.0%에 불과했다. 특히 삼성물산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한국운용과 삼성운용은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외국계 운용사가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보유한 삼성물산의 지분은 미미한 편"이라며 "국내 대형운용사들이 쉽게 반대 의견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중소운용사들의 경우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중소형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합병에 반대해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지난주 의결권 위임서류를 삼성물산에 보냈다"며 "대형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운용사들이 연기금은 물론 삼성계열사 등 기관자금을 맡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찬성 측에 표를 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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