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의 보험 불완전 판매를 내버려두다가는 제2의 동양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의 보험 판매가 크게 위축되면서 내년 경영 사정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신한카드, 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를 대상으로 카드슈랑스 불완전판매 검사를 마치고 최근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정기 종합검사나 부문 검사를 통해 보험영업검사실과 여신전문검사실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의 보험 불완전판매 사례가 수백건 이상 무더기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이달 말에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불완전판매를 일으킨 카드사들에 기관 경고와 더불어 임원과 직원에 대해 문책 등의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소비자보호에 위배되고 금융법 질서를 어기는 금융사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라고 엄명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도 최근 카드슈랑스를 ‘정기 적금’처럼 속여 파는 카드사들이 많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시정을 요구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슈랑스 관련해 불완전판매에 대한 지적이 많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면서 “심각한 불완전판매 문제가 적발돼 중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카드슈랑스란 카드사와 보험사가 연계해 판매하는 보험상품을 말한다. 이 상품은 전화로 판매된다.
그러나 다수 전화상담원이 우수 고객을 위한 보험이라고 선전하면서 비과세 저축 보험 가입을 많이 권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 이자를 준다’, ‘연 50%의 이자율이다’, ‘정기 적금보다 낫다’며 현혹하는 일이 적지 않다.
그러면서도 ‘중도 해지 시 원금 보장이 안 될 수 있다’든가 ‘10년 이상의 장기 상품이다’라는 설명은 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 소지가 크다.
카드사들이 카드슈랑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수수료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카드사가 보험사에서 받는 판매 수수료가 방카슈랑스 판매로 은행에서 받는 수수료보다 4~5배 많다.
카드슈랑스 판매는 2008년 8,292억원에서 2011년 1조3,768억원, 지난해 1조5,428억원으로 급증세다. 올해 1분기에만 4,300여억원에 달하는 등 올해도 최고치 경신이 예상될 정도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 대출 금리 인하 등에 따른 순익 감소를 카드슈랑스로 메워왔는데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떨어지면 영업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화상담원에게 보험상품 교육을 하더라도 보험설계사만큼 전문 지식이 없는데다 대면이 아닌 전화상으로 고객에게 복잡한 보험 상품을 완벽히 알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에 금융당국에서 검사를 나와 카드슈랑스 부실을 대거 적발해 카드사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왔던 부분인데 갑자기 칼을 들이대는 건 너무한 게 아니냐”고 억울해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에 카드슈랑스 검사를 통해 앞으로 카드사들이 보험 판매를 하려면 고객에게 정확히 상품 내용을 설명하도록 지도했다”면서 “불완전판매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금융사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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