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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류 서비스 산업] 이러다간 중국에 서비스업까지 밀린다

중국 과감한 개방 나섰는데… 한국은 규제 묶여 10년째 제자리<br>경쟁력 잃어 유출된 국부… 10년간 616억달러 달해


"정부가 규제를 풀겠다고 공언한 지 10년째입니다. 어떤 투자자가 정부 말을 믿고 사업을 준비하겠습니까."

정권이 세 번 바뀌었는데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정부의 영리병원(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진흥책에 의료업계의 한 경영자가 던진 하소연이다. 영리병원 도입 논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시절이던 지난 2001년 처음 공론화됐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의료산업 선진화 전략'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했지만 경제자유구역 등 이외에서는 아직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

서비스산업은 대한민국의 고질병인 '떼법'과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의 종합판이다.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아래에서 허우적대고 내년에도 '3% 굴레'를 넘지 못할 게 확실시되는데도 가장 확실한 '+α 성장 보증수표'라는 서비스업 규제는 '통곡의 벽'처럼 막혀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만 하더라도 지난해 7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했지만 진척이 없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야당 일각에서 해당 법안이 (진보진영이 반대하는) 영리병원 전면 허용의 빌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다"며 "올 정기국회에서도 처리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비스산업이 미흡한 제도적 지원과 과도한 규제로 경쟁력을 잃는 사이 천문학적인 국부가 해외로 빠져나갔다. 정부가 의료산업 선진화를 발표한 2004년 이후 올 8월까지 10년 가까이 서비스업수지는 총 616억4,590만달러나 적자를 냈다. 특히 여행수지ㆍ사업서비스수지, 지적재산권 등 사용료수지는 2006년 이후 무려 1,943억달러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이 중 사업서비스수지는 연간 적자폭이 두 배 이상 증가(2006년 71억달러→152억달러)했다. 사용료수지도 연간 적자폭이 90%나 늘었다. 여행수지는 적자폭이 감소(2006년 130억달러→2012년 58억달러)했지만 대외지급액은 2003년 101억달러에서 지난해 201억달러로 두 배나 급증했다. 열악한 교육ㆍ관광 인프라에 해외로 떠나는 내국인이 늘어난 탓이다.



더 심각한 것은 중국의 움직임이다. 중국은 1일 출범한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를 서비스업의 '인큐베이터'로 육성할 계획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중국의 개방모델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을 유치하고 제도를 혁신하는 모델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회주의인 중국마저 서비스업 개방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은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박병원 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은 "중국이 제조업에서 우리를 2~3년 내 격차로 추격해오는 판에 서비스업까지 드라이브를 걸면 암담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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