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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라이트형제 비행 100년과 항공업

라이트 형제가 100년 전 유인비행에 성공하자 당시 데이튼 지역의 신문기자는 이 소식을 다급하게 신문편집장에게 전보로 알렸다. 그러나 그 편집장은 “이봐, 사람은 날지 못해”라고 일축해버렸다. 이처럼 예측이 철저히 빗나간 경우도 드물 것이다. 제트비행기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340억명이 민간 항공기를 타고 54㎞를 날았다. 대중화로 항공요금이 저렴해지면서 고객들은 휴가를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이색적인 해외에서 보낼 수 있게 됐다. 자동차ㆍ전화ㆍ라디오를 제외하고는 지난 세기 동안 모든 통신기술은 뒤이어 개발된 첨단제품으로 급속히 대체됐다. 그러나 항공여행은 계속해서 우리가 살고 일하는 방식을 바꿔나가고 있다. 사실 값싼 통화요금과 전자통신은 항공수단이 가능하게 만드는 대면 접촉의 욕구를 강화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항공교통에도 어두운 면은 있다. 항공기 탑승이 부자의 전유물이던 시대에는 항공여행이 로맨스로 통했지만 이제 그 같은 인식은 사라진 지 오래다. 로맨스의 마지막 상징물이었던 초음속 여객기 콩고드는 올해 운항을 중단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승객들에게 항공여행은 점점 더 하기 싫은 일이 돼가고 있으며, 심지어 1등석도 그다지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 단거리 여행은 9ㆍ11 테러 이후 공항 보안이 까다로워져 실제 여행시간보다 수속시간이 더 길다. 항공사들이 노선을 축소하면서 3등석은 더욱 불편해지고 있고, 비용절감 차원에서 기내 음식은 점점 질이 떨어지고 있다. 여기다 항공여행은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급성 전염병이 만연하면서 더욱 위험한 것이 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항공여행에는 아직 불멸의 로맨스가 남아 있다. 저 무지개 너머 어딘가의 하늘은 정말 푸르고 꿈이 정말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 그런 희망을 품는 사람들 말이다. 그들은 항공사를 세우고, 그 항공사에서 일하고, 그 항공사에 투자하는 사람들이다. 항공업계의 장기적 전망이 너무 비관적이서 세계적인 투자가인 워런 버핏은 한때 라이트 형제의 비행과 관련, “인류에게는 작은 진전이지만 자본주의에 있어서는 커다란 퇴보”라고 평했다. 그러나 항공여행의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값싼 항공여행이 인간의 기본권이라고 믿는 이들은 데이튼 편집장의 예측이 잘못됐었다는 데 감사해야 할 것이다.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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