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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정보기술(IT)주에 대한 재평가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LG필립스LCD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3ㆍ4분기 실적을 발표,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주가 부진으로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10일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도주들의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IT주의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이미 소외될 대로 소외된 IT주를 밑지는 셈치고 포트폴리오에 담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지적했다. 증시의 관심은 12일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실적에 모아지고 있다. 10일 삼성전자는 LCD 부문의 실적호전 기대감에 전날보다 2.79% 급등하며 5일 만에 반등에 성공, 시장의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증권사들도 삼성전자가 전분기에 비해 개선된 3ㆍ4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3ㆍ4분기 실적은 매출 16조4,042억원, 영업익 1조7,024억원, 당기순익 2조6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10.4%)은 올 들어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회복할 전망이다. 하지만 향후 주가의 방향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추가적인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이지만 상승 모멘텀 또한 약하다는 의견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구간에 들어선 만큼 매수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푸르덴셜증권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007년을 저점으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82만원을 유지했다. 하나대투증권은 “하반기 실적 호조, LCD 산업의 중장기 호황국면 진입,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지배구조 개선 등이 투자 포인트”라고 밝혔다. 반면 CJ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내려 잡았다. 매수시기를 늦추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08년 상반기에 대한 우려감으로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추가적인 주가하락은 제한적이며 2008년 하반기 실적 개선을 감안할 때 내년 1ㆍ4분기가 매수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는 달리 하이닉스는 메모리 분야의 부진으로 당분간 약세 움직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 하락으로 주요 업체들의 4ㆍ4분기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이익 전망 하향을 반영해 관련 주가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LG전자도 3ㆍ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LG전자 휴대폰 부문이 유럽형 이동통신(GSM) 시장에서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PDP 실적도 뚜렷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LG필립스LCD 등 출자회사의 지분법 이익 증가로 영업외수익도 지속적으로 부각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으로 높여 제시했다. 삼성SDI는 3ㆍ4분기 영업이익 적자가 예상되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부문이 강한 주가 모멘텀을 부여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날 14% 급등, 7만4,900원에 마감하며 3일째 강세행진을 이어갔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주가가 그간 워낙 저조했기 때문에 AM OLED 양산 소식이 주가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면서 “상당 부분 판매처 확보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의 개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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