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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아동 눈높이 맞춰 구성… 도심 근처 위치 접근성 좋아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소규모 키즈카페 사업도 성장세
"초기 투자비용 많고 사업장도 갈수록 늘어 신중한 접근 필요" 30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에 자리잡고 있는 뽀로로 테마파크. 평일 임에도 불구하고 테마파크 내부는 엄마, 아빠 손을 붙잡고 삼삼오오 들어오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지난 8월 개장한 이 곳은 전용면적 1,851㎡(약 560평)에 인기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뽀로로'의 집에서 일어나 '뽀롱뽀롱 숲'을 걸으며 얼음미로, 꼬마기차, 3D 영화관 등의 놀이시설에서 놀 수 있는 이 곳은 평일 1,800명, 주말 2,500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이다. 뽀로로 테마파크를 처음 찾았다는 한 시민은 "실내형 테마파크이다 보니 어른들을 위한 공간은 부족하지만 4살 난 아들과 23개월 밖에 되지 않은 막내딸은 매우 좋아해 만족스럽다"며 "앞으로도 캐릭터 테마파크를 종종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캐릭터 테마파크 산업이 뜨고 있다. 그동안 대형 전시장이나 복합문화공간(multiplex) 등에서 잠깐씩 운영되던 캐릭터 체험관이 꾸준히 인기를 얻자 캐릭터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상설 테마파크로 눈을 돌리고 나섰다. 지난 3월 아동용 애니메이션'냉장고나라 코코몽'의 제작사 올리브스튜디오는 이랜드 레저비스와 손잡고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에 '코코몽 키즈랜드'를 오픈했다. 올리브스튜디오는 연말까지 경기도 용인에 4,958㎡(약 1,500평) 규모로 '코코몽 에코파크'를 짓고 야외 체험형 테마파크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엄도경 올리브스튜디오 테마파크사업본부 대리는 "내년까지 5개, 2013년까지 30개로 테마파크 수를 늘릴 계획"이라며 "중국 등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릭터ㆍ애니메이션 업체인 아이코닉스와 오콘도 합자회사 뽀로로파크를 통해 '뽀로로 테마파크'사업에 뛰어들었다. 올해 두 곳(경기도 동탄신도시,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에 문을 연 뽀로로 테마파크는 내년 상반기에는 2,300㎡(700평) 이상으로 규모를 키워 두 곳을 더 오픈할 계획이다. 또한 2013년까지 15개로 지점 수를 늘릴 방침이다. 뽀로로파크 관계자는 "지금까지 지은 두 곳은 컨셉이 같지만 앞으로는 테마파크마다 다른 스토리를 지닌 공간으로 개발해 전 지점을 시리즈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04년 일찌감치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 들어선 캐릭터 테마파크 '딸기가 좋아'도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잇단 증축을 통해 5만㎡(1만5,000평)로 규모를 넓힌 이 곳은 사실상 국내 캐릭터 테마파크의 효시로 꼽힌다. 캐릭터 테마파크, 키즈카페 등 캐릭터 체험형 공간의 성적표는 일단 합격점. 코코몽 키즈랜드의 연간 매출액은 약 35억원에 이를 정도다. 캐릭터숍에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나 캐릭터 인지도 및 친밀도를 상승시키는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부가가치는 매출액 이상이다. 캐릭터 테마파크 관계자는"아이들의 캐릭터 집중도가 높아 어떨 땐 입장료 매출대비 캐릭터상품 매출액이 3배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뽀로로, 코코몽, 로보카폴리, 딸기 등 국내 업체들이 기획ㆍ제작한 캐릭터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0년 콘텐츠산업통계에 따르면 전체 캐릭터산업에서 국산캐릭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43%, 2009년 44.2%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5세 이하 아동들이 놀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도 테마파크 성공의 배경으로 꼽힌다. 놀이기구 위주의 대형 놀이공원에서 아이들이 즐길 거리는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생긴 캐릭터 테마파크는 캐릭터 소비연령층(3~5세)의 눈높이에 맞춰 구성돼 있다. 또한 도심 근처에 대규모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게 어려운 국내 환경에서 신도시, 재개발지구 등 새롭게 개발되는 공간에 2,000㎡(약 600평)이하 규모로 특화시킨 전략도 성공적이었다. 민병천 올리브스튜디오 마케팅 팀장은 "그동안 국내에는 영유아 대상으로 한 놀거리가 부족했고 에버랜드 등 대형 놀이공원은 외곽지역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대단위 아파트 단지 등 거주 인구가 많은 곳에 언제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테마파크를 만들고 인기 캐릭터를 덧씌운다면 큰 효과가 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캐릭터 키즈카페 사업도 성장세다. 주로 직영점 형태로 운영되는 테마파크와 달리 키즈카페는 330㎡(약 100평)대 공간에 들어서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2009년 탄생한 '치로와 친구들 키즈카페'가 최근 점포수를 11개까지 늘렸고, 와뿌까, 부르미즈 키즈카페 등 새로운 매장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캐릭터 테마파크 시장은 내년에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할 전망이다.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앞다퉈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캐릭터 외에 다양한 해외 캐릭터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대원미디어는 최근 종합 캐릭터 테마파크 사업 진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진 파트너업체를 물색하는 단계지만, 중국, 동남아 등 관광객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캐릭터 테마파크 조성도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 구상이다. 권용근 대원미디어 캐릭터사업본부 부장은 "다른 업체들은 거의 캐릭터 한 두 개에 집중한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있지만 대원미디어는 종합 캐릭터 테마파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3,300~1만3,000㎡(약 1,000~4,000평) 이상 대규모 공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뽀로로를 이을 '차기대통령'으로 꼽히는 로보카폴리 제작사인 로이비쥬얼도 테마파크 사업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며, 캐릭터 '캐니멀'을 보유한 부즈클럽도 지난 7월 MBC플레이비와 테마파크 사업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황신 한국콘텐츠진흥원 창작콘텐츠팀 과장은 "현재 (테마파크형, 카페형을 포함해) 캐릭터 테마관 사업을 진행 또는 준비중인 국산 캐릭터는 15개로, 전국 사업장 수만도 40개 이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캐릭터 테마파크 사업이 벌써부터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캐릭터 테마파크는 캐릭터가 가진 스토리를 현실세계로 옮겨놓는 공간이어서 캐릭터의 생명력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세심한 기획이 필요하지만, 업체들이 점포 수 늘리기 경쟁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라이선싱 방식으로 운영하던 모 캐릭터 키즈카페의 경우 입장료 만으로는 높은 투자비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았다.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산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지금 캐릭터 테마파크라고 불리는 곳들은 어른들을 위한 어트랙션이 전무하고 수익창출수단이 부실해 엄밀한 의미에서는 '테마파크'라고 볼 수 없다"며 "규모가 조금 큰 키즈카페라고 봐도 무방해 수년 뒤 캐릭터 인기가 떨어졌을 때는 급격히 쇠퇴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마파크는 초기 투자 비용이 동일 면적의 일반 인테리어에 비해 3~5배나 많아 손익분기점을 넘기가 쉽지 않다"며 "테마파크는 캐릭터-애니메이션-상품-테마파크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의 마지막 단계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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