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월요초대석] 이성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대담=조희제 사회부장 hjcho@sed.co.kr<br>"돈 걱정없이 진료받게 건보 보장성 강화"<br>연12兆 민간보험료 흡수하면 부담 줄일수도<br>적정보험료 인상 불가피…국민 설득 나설것<br>민원응대시스템 개선 고객만족 향상도 주력


“중병에 걸리더라도 진료비 걱정하지 않고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지요.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다는 얘기는 앞으로 사라져야 합니다.” 이성재(47)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이사장은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암에 걸린 가족을 치료하기 위해 살던 집을 팔거나 빚을 얻어야 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목소리가 높아진다고 했다. 그는 “아픈데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것만큼 서러운 일은 없다“며 “앞으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더욱 강화해 누구라도 돈 걱정 없이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방법으로 ‘민간보험에 들어가는 보험료를 건강보험으로 돌려 국민들이 이중부담 없이 치료를 더 받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는 연간 약 30조원으로 추산되며 이중 19조원은 건강보험에서, 나머지 11조원은 환자 부담으로 지급되는데 마침 민간보험에 들어가는 보험료가 12조원이라는 게 이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함께 건강검진 및 가입자지원사업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내년에는 ‘콘택트센터’를 구축, 고객들에게 고품격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공단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왔던 가입자만족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최근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성이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보장성 강화는 누구나 환영할 만한 것이지요. 공단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저소득층이 716만명에 이를 정도로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고 보도됐더군요. 아플 때 병원에 못 가는 것만큼 서러운 게 없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보장성 강화는 사회안전망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정작 죽을 병에는 보장성이 약하다는 불만이 많습니다. 건강보험이 감기보험이라는 얘기까지 들릴 정도입니다. 이러한 구조를 개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보장성을 더욱 강화하려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이십니까. ▲현재 보장률은 약품을 제외하면 56%, 약을 포함하면 61.3%에 이릅니다. 이는 주요 선진국보다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개인적으로 80% 이상은 돼야 한다고 봅니다. 보험료를 두 배로 올리면 이를 100%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현재 봉급의 2.2%를 부담하는데 이를 4%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보험료를 올리려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적정 보험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국민에게 설득해나갈 예정입니다. -보험료를 올리지 않고도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법은 없는지요. ▲올해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를 약 30조원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중 건강보험에서 지급되는 19조원을 제외하고 약 11조원 가량을 국민들이 개별적으로 부담하고 있습니다. 마침 민간보험에 들어가는 보험료가 12조원이라 하니 이를 건강보험으로 돌린다면 모든 국민이 돈 한푼 안들이고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참고로 건강보험은 정부 지원금과 사용자 부담이 있기 때문에 가입자가 낸 보험료의 173% 가량이 진료비로 지급되지만 민간보험은 63%만 보험금으로 지급됩니다. 또 우리나라는 다국적 제약기업에 주는 돈이 상당합니다. 이를 잘 조정하면 수천억원을 아낄 수 있지요. 이를 위해서는 의료 시스템 전반의 변화가 병행돼야 합니다. -얘기를 공단으로 돌리겠습니다. 직장과 지역조합이 통합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출범한 지 올해로 5주년이 됐습니다. 통합의 의미와 통합 전후 국민들이 느낀 변화는 무엇입니까. ▲지난 2000년 7월 ‘의료보험’에서 ‘건강보험’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단순히 통합을 완성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아픈 이들을 치료하는 의료보험에서 출발해 온 국민이 건강하게 생활하도록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공단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었지요. 이를 통해 질병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고 사회연대를 강화했으며 계층간 소득 재분배를 통해 형평성이 강화됐다고 생각합니다. 또 적정 부담-적정 급여를 통해 보장성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며 질병치료 외에 질병예방, 재활 서비스 제공, 건강증진 프로그램 개발 등 예방적인 보험급여를 제공하는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이밖에 국민들은 전국 지사 어디를 방문해도 건강보험에 관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지요. -2000년 의약분업을 도입하면서 공단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뒤 누적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지난해에야 비로소 흑자를 냈더군요. ▲건강보험 재정위기는 96년 적자 이후 경제침체, 의약분업 시행과 건강보험 통합이 동시에 진행됨으로써 야기됐습니다. 특히 2001년에는 당기수지 적자가 2조4,000억원을 웃돌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수가 인하와 급여ㆍ심사기준 합리화 및 고가의약품 심사기준 강화에 따른 급여비 절감, 지역보험 국고지원 확대 등의 노력으로 2003년 당기수지 흑美?냈으며 지난해에는 누적적자를 모두 메우고 757억의 누적수지 흑자를 시현했습니다. -지금도 국고지원을 받고 있지만 공단의 재정위기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재정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고지원 범위를 법에 명문화하고 구조적으로 ‘의료과잉’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의료제공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가입자들의 보험료율을 높이는 한편 공단이 가입자의 대리인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책임과 권한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관리운영체계를 개선해야 합니다. ▲6월 발표된 기획예산처의 경영평가에서 공단은 동일 그룹 13개 기관 중 10위에 머물렀는데요. -공단 서비스가 나쁘거나 친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노사관계가 안정되지 않았다는 게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경영평가단이 공단을 방문할 때마다 공단 1층을 노조원들이 점거하고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이 분야에서 10점 만점에 0.7점을 받기도 했습니다. 서비스 부문 외에 계량적인 재정 또는 징계 부문만 따지면 공단은 2위 수준입니다. 내년에는 향상도 점수도 반영되므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경영평가에서 상위를 차지하기 위한 복안은 있는지요. ▲국민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제를 확립하고 조직경쟁력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선 올해에는 조직이 가진 모든 역량을 고객 서비스 체제 확립에 쏟아 붓겠습니다. 민원응대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편하는 한편 고객 불만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자동응답 시스템(ARS)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지요. 3월에는 전화상담 원스톱서비스제를 도입했고 ARS 안내 멘트를 3단계에서 1단계로 줄였습니다. 이를 통해 현재 82.5%에 머물고 있는 전화수신율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8월부터 재산변동 연계주기를 연 1회에서 월 1회로 줄였고 오는 10월부터는 보험료 전자고지 서비스도 시행할 계획입니다. 오랫동안 지적받아왔던 노사관계도 새로운 화해와 협력의 노사문화로 전환해나가겠습니다. 6월에는 노조 전임자 수를 기존 33명에서 23명으로 줄이는 단체협약도 체결했습니다.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에서 벗어나 공단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말씀해주시지요. ▲이 자리를 빌려 국민들에게 걱정만 끼쳐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공단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영혁신단’을 이사장 직속으로 설치해 경영전략 수립, 대국민 서비스 혁신, 평가보상 등 경영혁신과제를 맡겼습니다. 또 부패방지 및 투명경영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연초부터 ‘반부패대책추진기획단’을 운영하면서 청렴생활실천강령을 제정하고 전자입찰 확대와 청렴계약제 강화를 이뤄냈습니다. 이밖에 직급불문 인사, 무보직 발령을 통한 간부직원 혁신인사, 암행ㆍ특별감사를 통한 직무태만ㆍ불친절사례 점검, 조직질서저해행위 엄정 대처, 지사순환 근무제 등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지요. ▲건강보험은 국민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인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건강보험이 우리 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지지도는 안타깝게도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난해 공단 조사에서 국민 대부분이 건강보험의 필요성을 인지하면서도 보험료 부담이나 급여혜택, 조직운영면에서 별로 만족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단 임직원은 이러한 불신이 사라지고 대다수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내실 있고 미래지향적인 건강보험제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할 것을 약속합니다. [발자취] 장애인들 위한 법률 제·개정등 권익보호에 앞장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성재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이사장의 일화 한 대목. 장애인인 그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국정감사장에 들어가지 않고 그 앞에서 버텼다.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목발을 짚고 있어 들어가지 못할 상황은 아니었지만 소신과 뚝심으로 끝까지 버틴 것이다. 감사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지만 다음해 그곳에는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갖춰졌다. 이 이사장의 소신과 뚝심은 지금도 변함없다. 호텔이나 번듯한 건물에 장애인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면 지배인이나 건물 담당자는 정신이 바짝 들 정도로 호통을 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이 이사장은 '장애인의 대변인'으로 통한다. 오랫동안 장애인 권익보호활동을 해오면서 장애인복지 관계 법률을 제정하고 장애인 특수교육권을 확보하기 위해 앞장서왔다. 지난 84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87년 변호사 개업과 더불어 장애인권익문제연구소를 설립, 96년까지 초대 소장을 맡았다. 장애우의 대변지인 월간 '함께 걸음'의 발행인과 장애인인권상담소 소장도 惻쨈? 이 이사장은 15대 국회의원(전국구)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을 맡아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 간사로서 장애인 관련 법률 제ㆍ개정에도 앞장섰다.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벌여 한국유권자운동연합이 주는 98년도 국회의정활동 보건복지위원회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당시 지역ㆍ직장의료보험조합, 공무원관리공단 등으로 분리돼 있던 의료보험관리체제가 현재의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법 제정에 일익을 담당했다. 이 같은 인연으로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지역과 직장 재정통합을 앞두고 있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이사장을 맡게 됐다. 이 이사장을 만난 이들은 한결같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의 얼굴에는 항상 밝은 웃음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의 웃음에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자세가 배어 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의대 진학을 포기하고 법대에 진학했고 같은 이유로 본인이 희망했던 검사의 길을 뒤로 하고 변호사의 길을 걸었지만 그는 항상 소외된 이들의 편에 서서 세상의 편견에 당당히 맞서고 있다. ◇약력 ▦58년 경기 광주생 ▦81년 경희대 법학과 졸업 ▦84년 사법시험 합격 ▦87년 변호사 개업 ▦87년 장애인권익문제연구소 설립, 장애인인권상담소 소장, 월간 '함께 걸음' 발행인 ▦95년 미국 워싱턴대 로스쿨 졸업 ▦제15대 국회의원 ▦2000년 11월~2002년 11월 한국마사회 상임감사 ▦2003년 7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현)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