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설범식 부장판사)는 10일 자신의 형이 운영하는 업체에 허위주문을 내는 수법으로 회사 돈 15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사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 했다.
재판부는 “회사 실세인 조 전 사장은 영향력을 이용한 허위발주로 자신의 형이 운영하는 업체에 5년간 15억원을 준 점이 유죄로 인정된다”며 “부하직원을 시켜 이 업체 여직원에게 급여 명목으로 1억 7,000만여원을 지급한 점도 유죄”라고 판단했다.
이어 “조 전 사장은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로 인해 약자인 하청업체에 손해를 끼쳐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계열사 임직원들의 급여를 빼돌려 비자금 50억원을 조성한 혐의에 대해서는 “비자금 조성 자체는 인정되고, 그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을 것이란 개연성도 있다”면서도 “그 불법행위가 허위 회계처리라고 볼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봤다.
또 조 전 사장의 형이 운영하는 업체에 고가의 금액을 주고 스포츠토토 용지 및 광고제작 등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회사에 끼친 재산상 손해액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고, 납품액이 고가인지 저가인지 판단할 적정기준이 불명확하다”며 일부 무죄로 봤다.
조 전 사장은 계열사 임직원 급여를 빼돌리는 등 총 100억원대의 횡령ㆍ배임 혐의를 받아 기소됐다.
이에 앞서 조 전 사장은 오리온그룹 자금 30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1월 서울고법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