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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여운 흐르는 추상 수채화

신석주 화백, 진부령미술관서 개인전


"제 그림에는 문학이 흐르고, 꿈이 피어납니다."

신석주(55ㆍ사진) 화백의 작품은 다중적이고 다의적이다. 그림이지만 문학의 여운이 흐르고, 서양화의 기법을 사용하지만 동양적 감성이 가득하다. 그의 개인전 '새 봄과 함께하는 추상수채화의 세계'전이 강원도 고성군 진부령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수채화 만을 고집한다. 흔히 수채화가 소품 위주의 풍경화로 즐겨 사용되는 것과 달리 신 작가는 추상적인 구상, 즉 비구상에 주력한다.

그의 작품 '영혼의 울림- 무세중(巫世衆)'을 보자. 보랏빛이 주를 이루는 화면 한쪽에 창(窓)이 있고 상모를 쓴 채 꽹과리를 치는 인물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 위를 덮은 강렬한 붓질과 자유롭게 튀어오른 물감의 흔적이 인상적이다. 추상적인 그림이지만 그 안에는 관객이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가 흐른다. 작가는 "가난하지만 잔치라도 있으면 신명나게 꽹과리를 치는, 그러나 가슴 한켠에는 애환을 간직한 한국인을 표현했다"고 설명한다. 부제로 쓰인 '무세중'은 작가와 오랜 기간 교류한 1세대 퍼포먼스 아티스트 무세중씨의 이름을 빌려온 것이다.



신 화백은 순수미술을 전공했지만 그래픽 디자이너로 25년, 디자인ㆍ광고회사 경영에 18년을 보냈다. 과감히 사업을 접고 전업작가로 돌아선 것은 8년 전. 비슷한 시기에 국문학과에 진학해 만학의 꿈을 태웠다. 그의 그림에 문학적 분위기가 배어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릴 적 꿈이 화가와 시인, 그리고 배우였기에 항상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간다"는 작가는 자신의 시와 그림으로 채운 시화집 '나비부인'도 출간했다.

이번 전시에는 소형 작품부터 대작까지 30여점을 선보여 기운생동(氣韻生動)과 로맨티시즘을 보여준다. 현재 후학지도와 작품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작가는 한국추상수채화작가협회 회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전시는 5월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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