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는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교육청이 다음달) 2차 평가를 통해 자사고의 지정을 취소할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 등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방침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협의회장인 김용복 배재고 교장은 "자사고도 일반고를 살리자는 대의에 반대하지 않으며 교육자로서 그 변화를 위해 동참할 것"이라면서도 "자사고를 폐지해야만 일반고 전성시대를 만들 수 있다는 교육감의 인식에는 교육의 근간을 흔들 큰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 자사고 학생 수천명 때문에 전체 일반고가 무너졌다는 근거는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며 "자사고보다 더 많은 학생이 다니는 외고와 국제고·과학고·특성화고 등이 일반고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오직 자사고만을 억압하고 폐지·축소하려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반박했다.
이들은 시 교육청이 발표한 일반고 전환 자사고 지원 방안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자사고에 이미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 가까이 투자한 상황에서 5년간 매년 1억~3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은 학교 운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또 중점영역을 두고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교육감이 평소 주창하던 평등교육과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시 교육청은 지난 17일 자사고가 일반고의 한 종류인 서울형 중점학교로 전환할 경우 5년간 10억~14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일반고 전환 자사고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교육청은 자사고 폐지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교육청과 자사고 간의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취임 후 자사고 폐지를 통한 일반고 살리기 공약을 추진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데다 진보 성향의 교육단체들이 자사고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권학교 폐지·일반학교 살리기 서울 공동대책위는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사고가 성적우수 학생을 독점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가며 입시교육에 열을 올릴 때 성적이 낮거나 가난한 학생들은 집 가까운 자사고에서 밀려나 먼 곳으로 통학하거나 학급당 학생 수 40명에 육박하는 찜통교실에서 몸부림쳐야 했다"며 "자사고 운영 5년 만에 교육생태계는 끔찍하게 망가졌다"고 자사고 폐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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